자주포, 전차 등의 수출로 성과를 달성한 K방산이 이번에는 전 세계 최대 총기 시장인 미국을 노리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총기 규제를 완화하면서 군수뿐 아니라 민수 시장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미국 총기 시장 진출을 선언한 SNT모티브는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군 복무를 했거나 슈팅 게임을 즐기는 분들은 K1과 K2 등 K시리즈 총기를 보신 적 있을 겁니다.
K시리즈 총기는 한국군의 주력 소총인데, SNT모티브가 100% 제조했습니다.
SNT모티브의 전신은 총기 국산화를 목표로 대우그룹이 1981년 국방부 무기 공장을 인수해 만든 대우정밀인데요,
지난 2006년 SNT그룹에 넘어가면서 SNT모티브가 됐습니다.
국내 총기 시장은 2016년 들어 다산기공을 비롯한 경쟁사들도 뛰어들면서 경쟁 체제가 됐지만 SNT모티브가 여전히 K시리즈로 시장을 꽉 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동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도 늘면서 총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3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SNT그룹의 또 다른 방산 계열사 SNT다이내믹스는 엔진과 변속기의 결합인 파워팩을 생산하는 업체로 SNT모티브와는 다릅니다.
<앵커>
SNT모티브의 미국 총기 시장 진출은 이번이 처음입니까?
<기자>
SNT모티브는 대우정밀 시절인 1986년 미국 민간 총기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주로 K2 소총 등을 판매했는데, 미국의 총기 부품 회사가 경영난으로 폐업하면서 지난 2017년 시장에서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세계 최대 총기 박람회인 미국 샷 쇼(Shot Show)에 참가해 K2 기반의 최신형 총들을 전시하며 시장에 재도전장을 던졌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SNT모티브는 지난해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총기 조립, 생산, 사격 등 품질 검사를 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고, 미국 법인 SNT 디펜스도 설립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법무부 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의 허가를 받고, 하반기에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K2 소총을 판매할 예정인데 1천 달러대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제품명은 K2S로 K2와 같은 형상에 현지법에 따라 연발이 아닌 단발만 가능한 총입니다.
미국 총기 제조 산업 발전을 위한 미 연방법률에 따라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기로 하면서 법적으로는 미국 제품입니다.
K2S에 이어서는 한국군 특수부대가 사용한 K13 기관총 판매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K13은 지난해 탄 폭발 사고로 전량 회수됐던 총기인 만큼 결함 문제를 해결했을 지가 변수입니다.
<앵커>
부품사 때문이었지만 결국 미국에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다를까요?
<기자>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미국 총기 시장 규모는 연간 20조 원에 달하는데, 자리만 잘 잡으면 막대한 돈을 벌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5%인 미국인이 보유한 총기는 4억 정으로 추정되는데, 전 세계 총기류의 50%에 달합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수정헌법 중 총기 휴대 및 소지의 권리를 들어 총기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민수 시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경쟁사인 다산기공도 미국에 권총과 소총을 팔고 있는데 지난 5년 새 수출량이 1,500만 달러에서 3,500만 달러로 2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1, 2차 세계대전 당시 쓰던 총들을 수집하는 레트로 현상이 번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단종된 SNT모티브의 총들도 중고 시장에서 기존 판매값에 10배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SNT모티브는 구시대 총의 성능 개량형 모델 출시를 통해 현지인들의 향수를 자극시켜 포화된 시장의 판을 뒤흔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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