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만 1천만명으로 추산되는 탈모 환자를 위해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주사제 개발에 나섰습니다.
임상에 성공하면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장기지속형 탈모 주사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탈모 치료제은 보통 먹는 알약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복부에 놓는 피하주사로 개발하고 있다구요.
<기자>
현재 탈모 치료제 시장은 크게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두 성분으로 이뤄진 경구용 약들이 선점하고 있습니다.
이런 약들은 장기간 사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는데, 매일 먹어야하는 불편함으로 인해 중간에 투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리지널 약들의 특허는 풀렸기 때문에 그간 국내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만을 내놨는데, 그 개수만 300여 종에 달합니다.
이처럼 제네릭 또한 시장에서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새로운 신약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인데요.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경구용이 아닌 피하주사 제형으로 탈모 신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위고비 등 당뇨·비만치료제처럼 약물이 채워진 펜을 복부에 찔러 투여하면, 약물이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며 효과를 내는 겁니다.
가장 앞선 건 종근당으로, 3개월에 한번만 투여하면 되는 주사제 형태의 탈모 신약 'CKD-843'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존 두타스테리드 성분을 장기지속형 주사로 개량해 신약을 만드는 건데, 지난해 말부터 국내 임상 3상에 들어갔습니다.
대웅제약은 인벤티지랩·위더스제약과 함께 또다른 성분인 피나스테리드로 된 신약을 개발 중입니다.
한달에 한번 투여하는 'IVL-3001'과 세달에 한번 투여하는 'IVL-3002' 총 두가지 후보물질을 함께 개발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임상 단계까지 돌입한 건 전 세계에서 우리 기업들이 유일하다구요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 성분을 주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는 건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유일합니다.
특히 이 두 성분은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오랜 시간, 그리고 보편적으로 사용됐는데요,
장기 안전성과 기전이 명확하게 검증된 물질이라는 점에서 개량 가치가 높고,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장기지속형 주사제 제품은 전 세계를 통틀어 약 10개에 불과합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만드는 기업은 미국 알커머스, 일본 다케다, 스웨덴 카무루스 정도인데, 아직까지 탈모 치료제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중 다케다제약은 사실상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구요.
반면 인벤티지랩 등 국내 바이오텍들이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은 대형 제약사와 달리 해당 분야에만 집중할 수 있고,
차세대 기술 특허와 자체 플랫폼을 확보한 데 있습니다.
<앵커>
단순히 제형만 바꾸는 게 아니라, 치료 효과도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구요.
<<SPAN style="COLOR: #000000">기자>
모든 치료제는 약효가 유지되는 반감기가 언제까지 유지되느냐가 핵심입니다.
현재 먹는 탈모 치료제의 경우, 반감기가 매우 짧아 오전에 한알 복용하면 오후에는 혈중 약물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로 꼽힙니다.
반면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만들면 반감기가 1달에서 3달까지 대폭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그 기간동안 약물이 지속적으로 일정한 농도로 방출되게 함으로써 부작용 또한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 인터뷰 듣고 오겠습니다
[이재민/A 탈모 클리닉 대표원장: 약으로 먹게 되면 복용을 한 직후에는 혈중농도가 쭉 올라갔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게 되는, 즉 혈중농도가 고르지 않게 유지가 되는 경향이 있는데, 피하주사 제제로 지속적으로 흡수가 되게 한다면 그 농도가 유지가 되기 때문에 치료 목적에서 좋은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실제 국내 제약사들이 진행한 임상에서는 장기시속형 주사제 기술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혈중 약물 농도 유지, 혈중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농도 억제, 높은 내약성 등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집니다.
<앵커>
임상 단계에서 논하기 다소 이를 수 있지만, 결국 출시해서 매출 내는 게 궁극적인 목표일텐데요.
앞으로 개발 및 상용화 계획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은 매년 성장하며,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의 오리지널과 제네릭 합산 매출은 지난해 총 1,880억원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투약 편의성이 더 높고, 치료 효과도 더 좋은 주사 제형의 신약이 출시만 된다면 국내에서만 연간 약 2천억원의 매출 확보는 가능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종근당은 현재 진행 중인 임상 3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여하는 기간을 약 36개월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웅제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글로벌 출시까지 염두에 두고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있는 호주에서 진행한 임상 데이터가 있기 때문에 향후 미국 임상과 허가를 승인받을 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지난해 12조원였던 글로벌 탈모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약 22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우리 기업들이 세계 최초로 피하주사 제형의 탈모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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