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일부 상품 가격에 관세로 더 오른 금액을 표시하려고 하다가 백악관의 공개 질타에 곧바로 이를 백지화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전화까지 걸어 불만을 표시했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전했다.
아마존은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초저가 상품 '아마존 홀'(Amazon Haul) 스토어를 운영하는 팀이 특정 제품에 수입 비용을 표시하는 아이디어를 검토했으나, 이는 주요 아마존 사이트에 대한 고려 대상이 결코 아니었으며 아마존의 어떤 플랫폼에도 구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것이 앞으로도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매체 펀치볼뉴스는 아마존이 상품 가격 옆에 관세로 더 붙게 된 비용을 표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오전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마존의 적대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을 기록했을 때 왜 아마존은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레빗 대변인은 이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간의 관계를 긴장시켰는지 묻는 말에는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레빗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2021년 12월 로이터 통신 기사가 인쇄된 종이를 들고 "아마존이 중국 선전 기관과 협력했다"며 관세를 표시하겠다는 아마존의 결정이 "놀라운 일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 로이터 기사는 아마존의 중국 웹사이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설과 글이 수록된 책에 대한 이용자 리뷰를 검열했다는 내용이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 앞서 아마존 관련 소식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내며 베이조스에게 직접 전화해 불만을 표시했다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CNN과 NBC 방송이 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CNN에 "물론 그(트럼프 대통령)는 화를 냈다"면서 "왜 수십억달러 규모의 기업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CNBC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과 베이조스 사이의 새로운 갈등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아마존이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기금에 100만달러를 기부하고, 베이조스가 지난 1월 취임식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워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은 중국산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아마존의 전자상거래 사업에 큰 여파를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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