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오전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준법투쟁'에 돌입한 가운데 이날 출근길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시민은 행여 늦을까봐 초조한 모습이었다.
서울 버스 노조가 쟁의행위 방식으로 파업이 아닌 준법투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6시께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평소보다 크게 붐비지는 않았다. 운전석 앞 창문에는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 30일부터 안전 운행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세운 버스들이 줄지어 승강장으로 들어왔다.
노조 예고대로 많은 버스 기사들은 승객이 자리를 잡은 뒤 천천히 출발하는 등 운행을 서두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승강장 전광판에 안내되는 버스 배차 간격은 대부분 2∼3분에서 10여분 사이였으나 드물게 20∼30분으로 안내되기도 했다.
출근길 이곳에서 버스를 갈아탄다는 직장인 김모(33) 씨는 "뉴스로 투쟁 소식을 접하고 버스가 제때 오지 않으면 택시를 타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에서 나왔다"며 "다행히 집 앞에서 탄 버스도 금방 왔고 갈아타야 하는 버스도 7분 뒤면 온다고 해서 큰 불편함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용산구 이촌동으로 출근하는 정영욱(74) 씨도 "혹시 버스가 안 올까 봐 걱정했는데 평소와 크게 다를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의도역 환승센터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한 30대 남성은 "버스 속도가 느리기는 했지만 길이 막히지 않아 큰 문제는 없었다"며 "속도는 평소보다는 약 20% 느리게 느껴졌고, 시간은 평소보다 5분 정도 지연된 것 같다"고 전했다.
여의도로 출근한다는 최재원(47)씨는 "걱정했는데 평상시대로 버스가 와서 출근길에 어려움은 없었다"며 "퇴근도 정시에 맞춰 할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날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관련 조정회의를 열었지만 합의를 하지 못하고 이날 오전 4시 준법운행(안전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결렬돼 준법투쟁에 따른 운행속도 저하, 배차간격 증가 등 이용에 불편이 예상된다"며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안내했다.
시는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해 지하철의 출근 주요 혼잡시간 운영을 현행 오전 7∼9시에서 오전 7∼10시로 1시간 연장해 1∼8호선과 우이신설선의 열차 투입을 47회 늘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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