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일자리는 부족한가' 아니, '왜 좋은 일자리는 부족한가'.
우리는 일자리를 원한다. 그러나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낮은 임금, 열악한 복지, 곳곳에 도사리는 해고 위험 등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고용 환경 속에서 '좋은 일자리'는 한층 더 귀하고 중하다.
이 시대의 일자리 문제란, 간단히 '있느냐, 없느냐'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사진)는 시장의 논리와 인간의 존엄 사이에서 '삶의 의미로서의 일'을 재정의 하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숫자 중심의 경제학적 분석을 뛰어넘어 노동과 고용이라는 좁은 개념 밖에 존재하는 '일하는 삶'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숫자 너머를 보기 위해, 불화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지금 여기에서 한국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이 책은 실업,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 대가 또는 임금, 최저임금, 노동시간, 기술변화, 이주노동, 정부와 기업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우리가 일과 일자리를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부터 뒤흔든다.
'좋은 일자리'를 둘러싼 다층적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나라의 일하는 삶을 생생히 묘파하고 곳곳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강구한다.
각종 경제 이론과 연구 결과, 최신 국제 사례를 바탕으로 기존 경제학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깊은 통찰은 마치, 우리 앞에 놓인 복잡한 퍼즐을 맞추어가는 '쾌감'을 느끼게 해 준다. 그야말로 이 책의 백미다.
지난 30년간 국제기구, 정책 현장, 경제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정책 개발과 조언을 업으로 삼아온 작가의 학문적 고찰과 실천적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모두를 위한 입문서이지만, 가볍게만 읽히는 책은 아니다.
실업, 최저임금, 노동시간, 기술변화, 이주노동, 정부와 기업의 역할 등 일자리와 관련한 굵직한 쟁점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까닭에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서 작지만 마음 한켯을 가득채우는 희망감도 맛 볼 수 있다.
실업과 고용 불안정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과 공동체의 미래까지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임을 이 책은 강조한다. 나아가 우리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왜 좋은 일자리는 늘 부족한가', 이상헌, 생각의힘, 320쪽,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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