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방산주들이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 상위권을 휩쓸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종목 중 올해 시가총액 증가율 1위와 3위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테마주로 꼽히는 일정실업(193.3%)과 태영건설우(149.0%)가 올랐다.
이런 정치 테마주를 제외하면 시총 증가율 상위권에는 방산주가 주로 포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총은 지난해 말 14조8천822억원에서 지난 2일 37조2천853억원으로 150.5% 불어 코스피 상장 종목 중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올해 시총 증가율 4위에는 방위산업용 부품 제조사인 엠앤씨솔루션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상장한 이 회사 시총은 지난해 말 3천922억원에서 지난 2일 9천465억원으로 141.3% 급증했다.
현대로템은 같은 기간 시총이 124.4% 불어(5조4천243억→12조1천693억원) 시총 증가율 5위에 올랐다.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뿐만 아니라 주요 방산주들이 올 상반기 주식 시장 주도 업종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해 말 코스피 시총 순위(우선주 제외) 28위에서 최근 6위로 껑충 뛰면서 제친 종목들은 모두 국내 증시를 오랫동안 이끌어온 전통 산업이다.
KB금융,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주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가 그 예다.
이대로라면 코스피 시총 5위 현대차(39조6천634억원) 입지까지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시총 차이는 지난 2일 기준 2조3천781억원으로 줄었다.
현대차 주가(주당 18만9천400원)가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현재(주당 81만8천원)보다 6.5% 높은 87만1천원 이상으로 오르면 시총 순위가 뒤바뀌게 된다.
최근 자동차주는 미국 관세 충격에 부진한 편이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는 지난달 18일 장중 86만2천원까지 올랐던 데다 최근 한 달간 증권가에서 제시된 목표주가의 평균이 97만2천786원이라 시총 역전 가능성이 작지 않다.
하반기까지 방산주가 증시 주도 업종이 될 가능성도 커보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에 반도체, 이차전지, 자동차 등 주요 업종 하반기 업황 전망에는 먹구름이 가득하다.
하지만 방산은 글로벌 군비 증강 기조에 업황 전망이 긍정적이고, 특히 국내 기업은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출을 이어가고 있어 미국 관세 정책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큰손'인 기관들의 평가가 달라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으로 기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프레임워크(구조)에서 방위산업이 단순 무기 제조업에서 벗어나 안보와 사회적 안정에 필요한 산업으로 재조명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실제 유럽의 연기금과 글로벌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방위산업에 대한 네거티브 스크리닝(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배제) 정책을 완화하거나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대량살상무기와 같은 논란이 있는 무기가 아니라면 일반 방위산업 기업에 대해서는 ESG 투자 기준이 국가 안보와 사회적 안정 등의 가치를 종합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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