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로빈후드 나무' 자른 두 친구, 대체 왜?

입력 2025-05-10 09:43  



'로빈 후드 나무'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명물 나무를 무단으로 베어버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2명이 9일(현지시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날 잉글랜드 뉴캐슬 형사법원의 배심원단은 대니얼 그레이엄(39)과 애덤 커러더스(32)의 시카모어 갭 나무 및 하드리아누스 방벽 훼손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AP통신과 일간 더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시카모어 갭 나무는 수령 약 150년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는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로마를 통치한 기원후 122년 로마제국 북단 방어를 위해 세워진 방벽을 따라 두 언덕 사이에 서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해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 나무는 1991년 케빈 코스트너와 모건 프리먼이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로빈 후드'에도 등장해 전세계적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2023년 9월 28일 이 나무가 완전히 절단되어 쓰러진 충격적인 모습으로 발견됐다.

배심원단은 친구 사이인 그레이엄과 커러더스가 공모해 나무를 베고 방벽 일부를 훼손해 각각 62만2천191파운드(약 11억6천만원), 1천144파운드(약 210만원) 상당의 손해를 일으킨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소규모 공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레이엄은 기계공인 친구 커러더스가 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커러더스는 이를 부인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의 범행을 가리키는 증거는 충분했다. 그레이엄은 커러더스에게 사건 전날 오후 "톱을 예열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사건 직후 절단된 나무에 대한 메시지를 여럿 주고받았다.

나무가 있는 장소로 이어지는 도로 옆 주차장 보안카메라 영상, 휴대전화 신호 등이 그레이엄이 당시 범행 현장에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레이엄과 커러더스의 휴대전화에서는 증거 영상까지 나왔다. 전기톱 소리와 나무 갈라지는 소리가 들리는 중에 누군가가 나무를 향해 손을 움직이고 곧이어 나무가 쓰러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메타데이터상 영상이 찍힌 위치는 시카모어 갭 나무가 있던 공원이었다.

검찰은 범행 동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리처드 라이트 검사는 피고인들이 "좀 웃기는 일로 생각없는 폭력행위"를 저질렀고, 대중이 공분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자백할 용기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성명에서 "1세기 넘게 시카모어 갭은 상징적인 자연 명소로 방문객들에게 큰 기쁨을 안겼다"며 "3분도 채 되지 않아 이들은 고의적이고 무분별한 파괴 행위로 역사적인 유산을 끝장 냈다"고 지적했다.

선고 공판은 7월 15일로 예정돼 있다. 형사상 손괴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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