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40일…다시 '바이 아메리카'

조연 기자

입력 2025-05-13 17:36   수정 2025-05-13 17:36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향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 딱 40일 만에, 미국과 중국이 전격 휴전을 선언했습니다.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90일짜리입니다. 글로벌 패권을 놓고 싸우는 두 나라의 협상이 단 며칠 만에 이뤄질 순 없습니다.

    그래도 지난 40일은 관세 전쟁이 전 세계 경제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왔습니다.

    조 기자. 두 나라 정상이 모두 정치적인, 또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서인지 미-중 간 합의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전 세계 주식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는데, 특히 미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흐름이 뚜렷했다고요?

    <기자>
    네, 롤러코스터를 탔던 미 증시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개장과 동시에 2조 달러의 글로벌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른바 '해방의 날', 트럼프의 전 세계 상호관세 발표 이후, 4월 3일 개장 직후 20분만에 2조 달러가 빠져나갔던 것과 반대되는 흐름입니다.

    S&P 500은 3.3%, 지난 5년 중 3번째로 높은 강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죠. 상호관세 발표 이전 수준까지 되돌린 것을 넘어서, 연초 5800선대를 회복했습니다.

    기술적 분석에서 중요하게 보는 200일 이동평균선도 S&P 500과 나스닥 모두 돌파했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순매수세 역시 S&P 500 급락에도 약 13조원 이상 사들였는데요. '바이더 딥' 투자 전략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세계 증시를 전체적으로 살펴봐도, 대표적인 세계주가지수, MSCI ACWI(All-Country World Equity Index)를 보면 이 역시 4월 3일 급락 수준에서 약 17% 올랐습니다.

    ACWI 산출 기반이 되는 주요국 증시 중 80% 이상이 연초 수준을 회복했는데요.

    이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피난처를 찾아 안전자산에 투자하거나, 미국을 떠나 유럽, 중국 등 다른 지역으로 향했던 돈들이 다시 미국 증시로 돌아올지입니다.

    실제로 한때 60을 넘어섰던 공포지수 VIX는 이날 20선 아래로 떨어졌고, 달러인덱스는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01.7로 치솟았습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4월 말을 기점으로 점차 미국 주식 순매수 폭을 넓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단 월가에서는 이번 합의로 경기 하방 압력이 완화됐지만 쉽게 낙관하지는 말라는 신중론이 우세한 가운데, 노무라 홀딩스는 중국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다소 내릴 수는 있겠지만, 트럼프 관세 장벽은 어느 수준 정도는 계속 유지될 겁니다.

    무엇보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유를 넘어서 패권을 놓고 다투는 만큼, 미국과 중국의 타협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조 기자. 이번 합의로 숨통은 트였지만,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까?

    <기자>
    관세를 극적으로 낮췄다고 해도 과거보다는 3배 높은 수준이고,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먼저 연준 인사들의 경고성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쿠글러 연준 이사는 전폭적인 관세율 조정에도 "이번 합의가 물가 상승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고,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역시 "중요한 결정을 미룬 것일뿐, 스태그플레이션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는데요. 모간스탠리 로빈 싱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복잡한 두 나라 관계를 고려하면, 해결책을 찾기가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과거 2018-2019년 무역합의 과정에서도 수차례 다시 등 돌리고 싸웠던 전력, 그리고 트럼프의 말바꾸기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부분을 생각하면 어떤 것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특히 기업들은 최종 협정이 완료될 때까지 145%에 맞춘 계획을 바꾸기 쉽지 않다며, 미 증시가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도 제기됩니다.

    <앵커>
    어제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들이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반도체 주들이 뛰었는데,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기자>
    네, 아마존이 8% 넘는 강세를 보였는데, 아마존 판매 상품 중 약 30%가 중국에서 발생하고, 광고 지출 에서도 14%를 중국 광고주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메타도 중국 광고 비중이 큰 편이라 급등했습니다.

    또 테슬라와 엔비디아도 5~6%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는데, 엔비디아 시총이 약 두달반만에 3조 달러를 다시 넘어섰습니다.

    섹터로는 브로드컴과 AMD, 퀄컴, 그리고 TSMC까지 반도체주들이 두드러지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주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댄 아이브스는 "이번 관세 완화가 기술주의 강세장을 다시 여는 신호"라며 "엔비디아가 단기, 그리고 중장기 모두 가장 강력한 수혜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수출 통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H20칩이 관건이겠죠.

    또 연방 적자 축소와 지출 감축 여파로 소프트웨어 기업들, 팔란티어와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수혜주로 꼽혔습니다.

    <앵커>
    미-중 간 구체적인 협상이 벌어질 90일동안 뉴스가 쏟아질텐데, 이 가운데 어떤 것을 주목해서 봐야합니까?

    <기자>
    이번 깜짝 합의가 완전한 대타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이번 주말 시진핑 주석과 이야기 나눌 수 있다고 밝혔죠.

    JP모건은 이번 협상으로 S&P 500 지수가 60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는데요.

    다만 90일간의 협상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관련 무역제한을 어떻게 완화할지, 또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에 대한 명시적 약속에 나설지 등을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오늘 우리시간 저녁 9시반경 미국의 4월 CPI가 발표되는데요. 이제까지 시장이 관세정책 이벤트와 트럼프 입에 움직여왔다면, 실제로 경기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이 나타나는 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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