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적으로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통상전쟁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됐습니다.
한미간 관세협상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데요.
세종스튜디오 연결해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전민정 기자, 먼저 이번 미중 무역합의로 우리로서도 높은 관세율에 대한 부담은 좀 덜게 됐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에 미국은 145%에 달했던 대중국 관세를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췄는데요.
중국과의 무역갈등이 가장 심했던 만큼, 상호관세 부과의 상한선이 30%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요.
무역적자가 거의 없는 영국에 미국이 부과한 관세율인 10%는 하한선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오는 7월 8일까지 협상을 진행하는 우리나라에 미국이 제시할 관세율도 10~30% 사이가 될 것이란 관측인데요.
전문가들은 그 중간 수준인 20% 아래 선을 출발점으로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과 미국은 우리에게 1, 2위 교역국인데요. 이번 합의가 우리 수출과 공급망에는 어떤 신호를 줄 수 있을까요?
<기자>
대중 중간재 수출과 중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이 그간 관세 부담과 공급망 혼란으로 위축돼 왔는데요.
이번 합의는 이런 흐름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평가됩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미중이 최악의 대치 상황을 벗어난 만큼,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글로벌 수요 회복의 기대가 커졌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등 일부 비관세 조치도 철회하기로 하면서, 핵심 광물 수급 불안도 일정 부분 해소됐습니다.
<앵커>
이처럼 관세 리스크가 완화된 가운데, 한국은 이제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앞두고 있는데요. 관세 외에 우리가 넘어서야 할 벽도 만만치 않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관세율에 대해 일정한 협상 범위가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비관세 장벽은 큰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또 앞서 미국과 영국의 관세협상에서 미국이 영국산 자동차와 철강 관세를 낮추는 대신 영국은 에탄올, 소고기, 농산물, 기계류 등의 시장개방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하지만 영국과 달리 한국이 협상해야 할 비관세 분야인 환율 문제와 방위비 조정,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조선업 협력 등은 구조적 사안입니다.
특히 한미 협상이 경제·안보 연계형 ‘패키지 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합의까지는 상당한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동차 관세 문제도 여전히 핵심이죠. 미국은 관세 인하에서 자동차를 제외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0% 관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네, 우선 미국과 우리의 목표 관세율에는 간극이 있습니다.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10% 정도의 기본관세를 유지하며 연방재정을 높이고 나머지 관세부분은 협상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는데요.
미국은 관세율 10%를 협상의 최종점이라고 생각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과 달리 25% 품목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와 부품, 철강의 관세율을 낮춰야 하는 별도의 과제를 안고 있는데다, 한미 FTA에 따라 관세율이 0%였던 만큼 0% 관세가 우리에겐 최종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도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한미 FTA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고요.
더욱이 한국은 조선과 방산, 에너지 등 미국이 원하는 카드를 여럿 쥐고 있는 만큼, 앞으로 진행될 한미 협상에서 상호관세 뿐만 아니라 품목관세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자동차 등 25% 품목별 관세를 유예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밝힌 가운데, 테슬라·GM·포드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향후 해당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 인하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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