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에도 둔화…미 소비자물가 4년 만에 최저

김종학 기자

입력 2025-05-13 22:35  



전 세계 교역국가들과의 ‘관세 전쟁’에도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지시간 13일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한 달간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지난 3월 마이너스(-) 0.1%로 하락하던 물가 상승 속도가 더해진 것이다. 1년간 전체 상품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2.3%로 2021년 2월 이후 최치를 기록하며 인플레이션 둔화 경로는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달 0.2% 상승해, 3월의 0.1%보다 높아졌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근원 물가는 2.8%로 시장 예상치, 전월 기록과 동일했다. 상품 물가의 둔화는 지난해까지 꾸준히 감소했으나, 주택과 비주택 서비스 지표가 물가의 추가 하락을 막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걀 값이 12.7% 하락하고, 채소 등 신선식품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체 식품 물가는 0.1% 줄었고, 최근 유가 하락 영향으로 주유소 휘발유 물가도 한 달간 0.1% 하락했다. 그러나 레스토랑 등 외식 물가는 0.4% 상승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전기와 가스 등 유틸리티 서비스 비용은 1.5% 올랐다.

여행 수요 둔화로 인해 항공 요금은 -2.8%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관세로 인한 가격상승이 우려됐던 신차 가격은 보합, 중고차 가격도 0.5% 하락하며 안정을 이어갔다. 그러나 차량용 보험 가격은 0.6%, 의료 서비스는 0.5%로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가중치 1/3에 달하는 주거비는 한 달간 0.3%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뛰었다. 주거비를 제외한 슈퍼코어 서비스 역시 0.21%로 상승 전환했다. 슈퍼 코어 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에 주요하게 추적하는 지수로, 지난 3개월간 안정을 유지해왔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전략가는 “관세로 인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면서 “내년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CIBC 캐피탈 마켓의 알리 재퍼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고율 관세가 유예됐지만, 서서히 가격에 반영될 위험이 크다”고 경계했다.
이번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개장을 앞둔 미 주식시장 선물지수는 보합권에서 움직였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0.4bp(1bp=0.1%) 4.453%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2일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이번 지표의 의미는 퇴색했다. 중국과 극적인 협상으로 90일간의 관세 유예 결정을 내렸지만 나머지 나라들과의 유예 기한인 7월과 중국과의 협상 기한인 8월까지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 결정을 추적하고 있는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7월까지 금리 동결 확률을 61.4%로 반영하고 있다. 당초 연내 3회까지 인하를 기대하던 시장은 오는 9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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