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등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삼성전자도 고민에 빠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스마트폰 판매 전략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 미국에 들어올 때 최대 1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해 애플 등이 큰 타격을 입을 뻔 했다. 그러나 지난달 그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PC 등 IT 기기를 제외했다.
이에 IT업계가 안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25%의 품목별 관세라는 폭탄 발언이 날아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내지 않으려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현재 애플은 아이폰 생산량의 90%를 중국에서 생산한다고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에 인도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려면 애플의 경우 전체 공급망의 10%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데만 약 300억 달러와 3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인건비 등 문제로 인해 미국 내 생산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고집한다면 현실적으로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가격 인상뿐이다.
관세가 부과될 경우 삼성전자가 미국 내 스마트폰 가격을 30~40% 올릴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애플은 중국 생산 제품은 현재보다 약 60%, 인도 생산 제품은 약 40% 비싸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삼성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미국 시장에서 애플과 격차를 줄이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은 21.3%, 애플의 점유율은 59.7% 정도다.
한국 시장에서까지 스마트폰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 가격을 덜 올리고 한국 등 그밖의 국가에서도 조금씩 가격을 올려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가격을 올리면 '왜 한국에서도 가격을 올리냐'는 국내 소비자 불만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국 소비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이 올해부터 본격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샤오미는 연초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가 삼성의 가격 인상에 불만을 품은 사이 중국 스마트폰이 활개를 치면 삼성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삼성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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