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 현금 세입자 모셔요"...갭투자 막자 '전세대란' 오나

<앵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단행된 고강도 대출 규제에 부동산 시장이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실거주 의무 강화에, 갭투자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 전세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받아 잔금을 치르려던 집주인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정부가 전세 보증금을 받아 소유권을 이전하는 경우 세입자의 전세대출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서초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 (집주인들이) 많이 당황해 하셔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발만 동동 구르시는 분위기예요. 지금은 (전세) 얻으려는 분도 전세자금 대출이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르고. 갑자기 정책이 이렇게 되니까 많이 힘들고.]

이제 전세 보증금을 모두 대출 없이 현금으로 내야할 세입자만을 구해야 하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입주 예정자 : 무리하게 투자한 사람들이 있거든요. (보증금 받아 잔금 치르는 비율이) 30~40%일 거예요.]

소유권 이전 전세대출 금지에 실거주 의무까지 강화되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둔 서울 전세 물량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미 서울 전세 물량은 반년새 20% 가까이 줄어든 상황, 하반기엔 전세 매물이 줄고 전셋값이 오르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얘기입니다.

[우병탁 /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지역들이 강남, 서초 지역이라고 하는 부분은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이긴 합니다. 이번 대출 규제하고 맞물려서 서울 특히 핵심지역의 입주 부족이라고 하는 현상이 전세가를 전반적으로 좀 상승시킬…]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갭투자 금지로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을 재편하겠다는 정부 의도와는 달리 불안한 전·월세 시장만 들쑤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권슬기
CG: 김채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