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0일 '1만210원∼1만440원' 사이로 결정

내년도 최저임금이 1만210원과 1만440원 사이로 결정된다.

노동계는 공익위원의 심의 촉진구간이 예상보다 낮게 제시된 것에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했으나, 10일로 예정된 다음 전원회의 때는 이 구간 내에서 수정안을 제시해 심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위원들은 노사 간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감정만 격해지자 결국 회의를 마무리하고 추후 한차례 더 열기로 했다.

전날 오후 3시 시작된 제10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8차 수정안까지 제시하며 간격을 720원까지 좁혔으나 더이상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구간'으로 1만210원(1.8% 인상)∼1만440원(4.1% 인상) 사이를 제시했다.

심의 촉진구간 하한선인 1만210원은 올해 최저임금(1만30원) 대비 1.8% 오른 것으로, 2025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반영한 것이라고 공익위원들은 설명했다.

상한선으로 제시한 1만440원은 올해 대비 4.1% 인상안이다. 이는 2025년 국민경제 생산성 상승률 전망치인 2.2%와 2022∼2024년 누적 소비자물가상승률 및 최저임금 인상률의 차이인 1.9%를 더한 것이라고 위원들은 밝혔다.

심의 촉진구간이 제시되면 노사는 이 구간 내에서 수정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나 예상보다 낮은 인상률에 노동계가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2000년 이후 각 정부의 첫 해 인상률은 ▲ 노무현 정부 10.3% ▲ 이명박 정부 6.1% ▲ 박근혜 정부 7.2% ▲ 문재인 정부 16.4% ▲ 윤석열 정부 5.0%다.

올해 심의 촉진구간의 상한으로 인상률이 결정된다 해도 4.1%에 불과하다.

근로자위원인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새롭게 출발한 노동존중을 외치는 새 정부에서 공익위원이 제출한 최저임금 수준에 분노한다"며 "제시한 촉진구간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간 노동계가 심의 촉진구간에 항의 의사를 밝힌 적은 많으나, 이 구간이 수정된 사례는 없다.

회의는 정회를 거듭하며 자정을 넘겼고, 10차에서 11차로 회의가 넘어갔지만 더 논의가 어렵다는 판단에 0시 45분께 폐회했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회의 후 "(심의 촉진구간을) 받지 못하겠다고 철회 요구는 했으나, 현 제도하에서는 돌릴 방법이 없다"며 "10일에는 심의 촉진구간 내에서 수정안을 내고 합의를 시도한 후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표결을 통해서라도 마무리 짓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심의 촉진구간 등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방침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고시 기한은 8월 5일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