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열릴 예정이었던 우리나라와 미국의 '투 플러스 투 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됐습니다. 미국 측은 베센트 재무 장관의 일정을 이유로 들었고, 우리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잡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의 관세 유예 기한 마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터진, 한미 간 협상 불발로 긴장감이 최고조에 다다르는 모습입니다. 박승완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박 기자, 미국이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회담을 취소한 겁니까?
<기자>
기획재정부는 오늘 오전 "미국과 예정됐던 25일 '2+2 협상'이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으로 인해 개최하지 못하게 됐다"고 알렸습니다.
미국은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전했고,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발언 확인하시죠.
[강영규 / 기획재정부 대변인 :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에 안 된다, 어렵다.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한 때가 언제냐?'라고 물어보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다가 협상 취소 소식을 들었는데요.
이에 출국을 1시간 남짓 앞두고 미국 출장을 취소하고, 공항을 떠났습니다.
외교 관례상 경제·통상 수장이 공식적으로 확정한 일정을 직전에 명확한 설명 없이 취소한 것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외국 외교 수장과의 통화를 미국이 아닌 일본과 가진 점도 한미 간 이상기류가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에 힘을 싣습니다.
앞서 일본은 이미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끝냈고, 유럽연합과 중국 역시 최종 조율 단계에 있는데,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별다른 진전 없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이죠.
<앵커>
어제 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타결한 상황에서 회담까지 취소되다 보니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 협상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한미가 당장의 협상 일정을 발표하지 않은 만큼 하루이틀 내에 마주 앉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게다가 오는 28일과 29일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회담이 예정돼 있죠.
우리나라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가 시작되는 8월 1일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 사이 극적 합의를 이뤄내는 게 최선이겠습니다만, 최악의 경우 25% 관세를 맞은 뒤 협상에 임해야 할 수도 있는 거죠.
다만 어제 출국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보다 앞서 미국에 가 있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요.
산업부는 "장관과 본부장은 미국 상무부 장관과 무역대표부 대표, 에너지 장관, 국가에너지위원장 등을 예정대로 만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산업·통상 수장들은 자동차와 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를 최우선 목표로 협상에 임하는 중인데요.
미국과의 조선, 반도체, 배터리 등과 에너지 협력 강화를 카드로 타협점을 끌어내기에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관세 협상 타결의 분수령으로 예상됐던 '2+2 협의' 불발로 통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우리나라를 향한 미국의 전면적인 관세 충격이 현실화하기 전 돌파구 찾기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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