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유럽연합(EU)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수출 제품 대부분에 15% 관세 부과에 합의했다. 다만 유럽 주요 산업군의 이해득실은 분야에 따라 엇갈렸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EU 전략 산업 중 하나인 항공우주 산업은 지난 4월부터 미국 수출에 적용된 10% 관세에서 벗어나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됐다. 유럽 전역에서 100만명 이상이 고용된 항공우주 산업은 미국 내 30% 관세 부과 위협을 해소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서는 에어버스 관련 일자리만 22만명에 달한다.
자동차 산업 역시 최악은 면했다. 트럼프 정부는 4월 초부터 EU산 자동차에 27.5%(기존 2.5% 대비 25%포인트 상승) 관세를 부과했으나, 이번 합의로 관세율이 15%로 낮아졌다. 독일 제조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지난해 독일은 약 340만대(1천350억 유로·218조 원) 차량을 해외에 수출했으며, 이 중 13.1%가 미국 수출분이다. 다만 캐나다·멕시코 생산 차량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프랑스 주류 업계는 무관세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관세 철폐 기대를 완전히 접지 않았다. 와인과 샴페인은 무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소비 침체에 따른 가격 인상 우려가 크다.
의약품 업계는 기존 전면 면세에서 15% 관세 부과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2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내비쳤던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결과다. 다만 일부 복제 의약품은 관세 적용 제외 대상이며, 향후 재협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반면 프랑스 향수·화장품·명품 업계는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매출 감소로 이미 부진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로 15% 관세 부담이 추가됐다.
프랑스 뷰티 기업 연합회(FEBEA)는 이번 합의가 연간 3억 유로 매출 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며 최대 5천개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명품 업계는 미국의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이미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미국 관세 충격을 피하기 위해 2027년 초까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두 번째 루이뷔통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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