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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젤렌스키룩'을 버렸나…'블랙수트'의 정치학

김보선 기자

입력 2025-08-20 10:21   수정 2025-08-20 10:39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화상 연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18일(현지시간) 백악관 회담에서 의외의 시선을 모은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블랙 수트 복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올리브색 티셔츠'가 아닌 '검정 수트'를 입고 나타나 등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넥타이를 맨 전통 정장 차림은 아니었지만 카라가 있는 셔츠와 재킷 등 군인들의 정복(正服) 느낌이 나는 정장 스타일이었다.

지난 2월 정상회담 때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왜 양복을 입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했던, 우파 성향 방송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는 회담장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정장 차림이 멋지다"고 추켜세웠다.

그러자 트럼프도 끼어들어 "나도 똑같은 말을 했다"며 "그(글렌 기자)가 지난번에 당신을 공격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젤렌스키 특유의 '올리브색 티셔츠' 차림이 '외교 결례' 논란으로 확산했던 6개월 전 백악관 회동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젤렌스키는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공개 석상에서 약간의 수염과 함께 올리브색의 재킷, 후드티, 티셔츠 등 군복 스타일의 복장을 착용했다.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찾을 때까지 다시는 정장을 입거나 넥타이를 매지 않겠다고 했었다.

2월 백악관에서도 전쟁 중인 군인들에 대한 연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그간 공식 행사에서와 비슷한 복장을 입어왔지만, 트럼프가 "오늘 잘 차려입었다"고 공개적으로 면박을 줘 논란이 일었다.

그랬던 트럼프는 이번에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기자 질문에 자신의 발언을 한 뒤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한마디 하라고 독려하는가 하면, 무시하는 듯한 발언 태도나 고압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다.

8월 백악관 회담에서 악수하는 트럼프와 젤렌스키


이렇듯 젤렌스키가 복장에 대한 소신을 꺾은 것은 '배려의 매너'이기도 하지만, 양국의 역학관계를 드러내는 '정장의 정치학'으로도 볼 수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월 '머스크의 정장이 트럼프, 권력에 대해 무얼 말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당시 워싱턴DC 정가를 달군 '정장 논쟁'의 함의를 분석하기도 했다.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방문했다가 조롱당한 젤렌스키의 상황을 (트럼프 행정부와 결별하기 전인) 당시 행정부 '실세'였던 머스크의 티셔츠 차림과 대조해 다룬 것이다.

NYT는 머스크의 이런 차림새가 미국 실리콘밸리 인재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짚었다. 실리콘밸리의 젊은 인재들은 기성세대처럼 옷 입는 것을 거부하며 자신들이 새로운 엘리트 일원임을 부각했고 이는 '정장을 무너뜨린 티셔츠'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옷차림이 못마땅하다는 내심을 드러낸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정장을 입고 예를 갖추지 않았다고 비난받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장을 입은 당국자들 사이에서 백악관을 활보해온 머스크의 모습 속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들의 역학관계가 숨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번에 젤렌스키가 정장을 선택한 데는 백악관 측의 요청도 있었던 걸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 측에서 우크라이나에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의 심경 변화는 지난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도 엿보였다. 트럼프와의 '헤이그 회동' 당시 그는 티셔츠 대신 양복을 착용했다.

8월 백악관 회담이 우여곡절 속에 일단 진전을 보인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다가올 '미-러-우 3자 회담'에 쏠리고 있다. 이번 회담의 결과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두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 간 담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재 하에 추진된다. 푸틴-젤렌스키 만남이 성사되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국 첫 정상회담이어서, 3년 6개월을 끌어온 전쟁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를 좌우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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