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 실적에 대한 실망과 중국 관련 매출 우려 등으로 시간 외에서 하락 중이다. 뉴욕증시는 미 연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을 기다리며 소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2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6포인트, 0.21% 오른 6,481.40, 나스닥 종합지수는 45.87포인트, 0.21% 상승한 2만 1,590.1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7.16포인트, 0.32% 오른 4만 5,565.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은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7월 마감된 2분기 매출은 467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05달러로 월가 예상치를 상회했다. 전년 동기 대비 56%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 역시 견조한 실적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핵심 성장 동력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지난 분기 411억 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413억 달러를 소폭 밑돈 점이 실망감을 안겼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 역시 540억 달러로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시장이 기대해 온 압도적인 '어닝 서프라이즈'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로 인해 실적 공개 직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5% 넘게 하락했다.
다만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콜렛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시장 우려 완화에 나섰다. 이들은 내년 데이터센터 전체 설비투자 규모가 6,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며, 차세대 반도체 '루빈'이 차질 없이 생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은 각국 정부가 주도하는 AI 프로젝트로부터 올해에만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공개했다.
지난 분기에 이어 불확실성을 키운 것은 중국 관련 매출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를 받아온 H20 GPU 즉 중국 전용 그래픽 가속기를 판매할 경우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규정에 대해, 엔비디아는 "명문화된 규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적 자료에서는 3분기 중국 수출을 가정하지 않았으나, 컨퍼런스 콜에서는 "지정학적 문제가 해결된다면 3분기에 20억~50억 달러 규모의 H20 칩을 중국에 판매할 수 있다"고 구체적인 수치를 처음으로 공개하며 실적 회복의 여지를 남겼다.
엔비디아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서 정부의 수익 공유 요구가 "우리를 소송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향후 정책이 강제될 경우 법적 문제로 비화할 우려를 시사하고 있다.
세계 최대 기업인 엔비디아가 강력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문제로 성장에 제약을 받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는 엔비디아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칩을 사용하는 다른 주요 기술 기업들의 주가도 소폭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금리 인하를 목표로 연준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이어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사 쿡 이사 해임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스콧 베센트 장관은 “리사 쿡 이사가 하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 권한이 없다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은 “연준은 책임지지 않는 기관이며, 미 국민과의 관계는 높은 수준의 신뢰에 달려 있는데 이번 사건은 그 신뢰에 구멍을 낸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CME 그룹에서 선물 시장을 바탕으로 예측한 9월 17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의 금리인하 전망은 약 87.2%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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