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충격으로 K푸드, 특히 과자의 대미 수출이 지난달 26%나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국내 제과업체 매출 1위인 오리온은 큰 영향 없이 해외에서 순항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앞으로의 성장 전략은 뭔지 산업부 성낙윤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성 기자, 과자도 15% 관세가 붙는데, 영향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지난달 K푸드의 대미 수출 성장세가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꺾였습니다.
지난달 라면, 과자 등 가공식품을 포함한 농식품 대미 수출 금액은 약 1,900억원(1억3,900만 달러)으로, 전 년 동기 대비 6.7%(1천만 달러) 줄었습니다.
성장세가 줄어든 건 2년 2개월 만에 처음인데요.
특히 과자류는 280억원(2천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급감했습니다.
라면(-17.8%), 인삼류(-13.4%), 소스류(-7.2%), 전체(-6.7%) 보다도 큰 폭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바이어들이 관세 부담을 느껴 발주량을 선제적으로 줄인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과자 등 소액제품은 철강·자동차 등보다 관세 민감도가 낮습니다.
2천원에 15% 붙는 것과, 2천만원에 15% 붙는 것은 소비자 체감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미국 매출 비중, 생산 공장 유무, 대체재 존재 여부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수도,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과자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데요.
몬델레즈(Mondelez), 마즈(MARS), 허쉬(HERSHEY) 등 쟁쟁한 기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생필품이라기보다 기호식품에 가깝기 때문에, 과자 소비자들은 언제든 다른 제품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K-제과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그럼 오리온은 어떻게 관세 여파를 피해간 겁니까?
<기자>
상반기 실적을 간단히 볼까요.
지난해 '3조 클럽'에 가입한 오리온은 올 상반기 매출 1조5,85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의 68%, 영업이익의 72%를 해외에서 벌어들였고요.
2분기만 떼어놓고 봐도 내수 보다 해외 비중이 50% 가량 더 높습니다.
매출 구조는 크게 국내와 중국, 베트남, 러시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미 수출은 국내 법인에 포함되고요.
총매출 3조원 중 미국에서 팔리는 양은 약 300억원으로, 1% 수준입니다.
낮은 미국 의존도가 관세 이슈에서는 전화위복으로 작용한 셈이죠.
오리온 관계자는 "단일 브랜드 매출이 400억원이 넘으면 미국 현지 공장 건설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국가에서는 실적이 늘었습니다.
올 상반기 기준 전년 대비 중국 5.1%, 베트남이 6.6% 러시아는 48.6% 성장했습니다.
오리온은 해외 비중이 높은 만큼 몬델레즈, 페레로 등 글로벌 제과사들과 경쟁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3년 기준 글로벌 12위고요, 아시아 기업들 중에서는 일본 '메이지(meiji)'사의 뒤를 이은 2위입니다.
특히 생감자칩, 파이 등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그럼 오리온은 미국보다는 다른 지역에 계속 집중한다는 전략인가요?
<기자>
기존 공략하던 시장에서 입지를 더 키워나간다는 게 기본 전략입니다.
우선 내수의 경우 4,600억원을 들여 충북 진천에 새 공장을 짓고요,
건강 트렌드에 발맞춰 저당 라인업도 확대합니다.
해외는 마케팅, 영업·유통, 인력 등 모든 분야에서 '현지화'에 속도를 냅니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소비력 좋은 도시를 중심으로 특수 채널 입점 확대, 신규 거래처 분포 확장을 병행합니다.
베트남은 쌀과자 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신제품 캔디 라인 가동도 시작합니다.
특히 쌀과자만 13개 라인에서 생산하는데, 연내 현지 마켓쉐어(MS) 1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지 파이류 수요 증가에 맞춰 후레쉬파이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고요. 참붕어빵 등 신제품도 출시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향후 신제품 출시와 채널확장에 따른 점유율 상승, 그리고 인도 법인, 동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지역 확장 가시화 시 프리미엄 구간 진입이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앵커>
산업부 성낙윤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 정윤정, CG 김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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