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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기업 매물' 쏟아지는데...기업들 '손사래'

입력 2025-09-15 07:14  



유통기업들이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인수·합병(M&A) 의향을 밝히는 기업이 없는 등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다.

내수 부진 가운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위주로 시장이 성장하는데다 유통 환경이 변화로 업황이 어려워 인수하려는 투자기관이나 기업이 없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유통기업들은 M&A를 통한 경영 정상화를 꿈꾸지만,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홈플러스다. 지난 3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했지만 여전히 인수 의향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6월부터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도록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회생법원은 M&A 추진 계획을 담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오는 11월 10일로 두달 연장하도록 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슈퍼가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모두 난색을 표했다.

대기업 유통업체조차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기존 매장 리뉴얼(새단장)을 통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국내 점포 수를 2019년 125개에서 이달 기준 112개로 13개를 줄이기도 했다.

쿠팡도 업태가 달라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농협(농협경제지주)이 공적 기능을 하는 만큼 인수에 나서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농협경제지주는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도 유통 분야에서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서조차 매물 기업이 쌓여가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7월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를 초래하면서 회생절차를 밟아왔는데, 1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위메프가 회생계획안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하자 지난 9일 서울회생법원은 회사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가 위메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실제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위메프와 함께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인수자를 찾는 중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과 유기농 식품판매 업체 초록마을도 지난 7월 회생절차를 개시해 지난달 법원에서 인가 전 M&A 허가를 받았다. 두 기업은 6개월 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도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회생 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해왔다. 지난달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아시아 어드바이저스 코리아'(AAK)가 나섰다. 이달 입찰에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없다면 AAK가 최종 인수자가 된다.

11번가도 수년째 매각 추진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인수 여부를 타진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매물로 나온 유통기업들이 새 주인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시장은 위축됐고 온라인 시장 성장세도 둔화하는 등 국내 유통 시장 성장은 어느 정도 멈춘 상황"이라며 "미래가 불투명해 투자기업들은 유통기업 인수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역시 "국내 내수 시장의 다운사이징(규모 축소)이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매수자가 나타날 수 있지만, 업황과 업태를 고려하면 매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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