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연 끊더니…머스크 딸, 모델 깜짝 데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절연한 성전환자(트랜스젠더) 딸 비비언 제나 윌슨(21)이 모델로 데뷔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윌슨은 12일∼15일 미국 뉴욕패션위크에서 4곳의 패션쇼 무대에 올랐다. 첫 무대는 12일 액세서리 디자이너 알렉시스 비타르의 쇼 '미스 USA 1991'이었는데,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각 주 대표로 등장해 퍼포먼스를 했다. 윌슨은 '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로 무대에 섰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스 USA 선발대회' 운영권을 소유했던 점을 언급하며, 해당 쇼가 "트럼프를 겨냥한 풍자"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13일에는 프라발 구룽의 쇼 '미국에 있는 천사들'(Angels in America)에 참여했다. 동명 연극에서 착안한 이 무대에서 윌슨은 회베이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구룽은 "이분법 사이에서 살아가고 사회가 강요하는 역할을 거부하는 이들은 신에 더 가깝고 더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다"며 이번 컬렉션이 "세상이 속박되고 부서진 듯 느껴질 때 희망을 품는 이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4일과 15일에는 패션 디자이너 올리비아 청과 보석 디자이너 크리스 하바나의 쇼에도 출연했다. 하바나는 "성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는지, 성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도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NBC 인터뷰에서 "쇼 자체가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을 때 정말 좋다. 그건 정말 강력한 선언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그냥 의견을 갖고 그 의견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고 말했다.

WP는 이번 뉴욕패션위크가 지난해 선거 국면에서의 직접적 정치 메시지와 달리 윌슨의 참여 자체가 하나의 선언으로 읽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윌슨은 머스크와 전처 저스틴 머스크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로, 2022년 성별 정정을 거쳐 개명했다. 당시 그는 아버지와의 불화를 이유로 개명을 신청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머스크가 자신을 억압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