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칼 가는 트럼프, "방송 허가 취소" 위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소송을 제기한 것에 그치지 않고 방송사 허가 취소까지 들먹이며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 미 언론이 전했다.

그는 취재진 앞에서 "방송사가 저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그들이 하는 게 트럼프를 공격하는 것뿐이라면 면허를 박탈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ABC 방송의 간판 심야 토크쇼 진행자 키미 키멀이 미국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의 암살 사건과 관련해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아 프로그램이 무기한 중단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옹호하는 듯한 내용이다.

그는 최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50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CBS, ABC, NBC 등 방송사에 자신의 행정부를 비판하는 심야 코미디 쇼 진행자들을 퇴출할 것을 촉구해왔다. 이들은 미 주류 언론이 보수층에 적대적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 언론들은 언론의 자유에 위배되는 것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방송·통신 관련 정책을 집행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수장도 방송 허가 취소를 또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장단을 맞추는 상황이다.

브렌던 카 FCC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프로그램이 공익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지역 방송국들이 판단해야 하지만, FCC의 감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한 팟캐스트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키멀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며 방송사에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했다. 결국 이날 ABC는 키멀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 중단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