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독 길었던 이번 추석 황금연휴에 서학개미들은 더 분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미국 주식을 쓸어 담으면서 미 주식 순매수 규모가 1조8천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연휴 순매수 금액의 약 300배에 해당한다.
이번 황금연휴 기간인 지난 3∼9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2억4천200만달러로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통계상 집계됐다. 한화로는 약 1조7천6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4∼18일) 때 서학개미의 순매수 규모(410만 달러)의 약 303배 정도다. 올해 연휴가 역대급으로 길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폭증했다고 볼 수 있다.
연휴 직전까지 한국 증시는 코스피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미국발 빅테크 훈풍에 더해 대내적인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 연휴로 국내 증시가 휴장을 하자 투자 열풍이 미국 증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다양한 재료들이 쏟아진 점도 투자자들을 자극했다. AI 산업 거품론도 있었지만, 지난 8일(현지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개월간 컴퓨팅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해 비관론은 사그라들었다. 이에 시총 1위 엔비디아가 2%대 급등세를 나타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6,753.72)는 전장보다 0.58%, 나스닥 종합지수(23,043.38)는 1.12% 올라 모두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 날 기술주 위주로 차익 실현성 매도세가 이어져 전날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그러나 한국 휴장 기간 S&P500지수는 0.29%, 나스닥 종합지수는 0.79% 상승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AI 업체 간의 순환투자 등으로 인한 버블 논란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력 AI 업체들의 주가 상승세는 실적 개선세가 뒷받침되고 있어 과거 닷컴버블 당시와는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지난 3∼9일 국내 투자자가 미국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순매수 금액은 총 1억5천100만달러였다.
순매수 상위 2∼5위는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이리스 에너지'(1억500만 달러, 이하 순매수 금액), '메타플랫폼'(1억 달러), '테슬라'(9천600만 달러), 또 다른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마인' 주가를 2배 추종하는 'T-렉스 2X 롱 BMNR 데일리 타겟 ETF'(9천500만 달러) 순서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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