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국경제TV) 박지원 외신캐스터 =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절대 강자 TSMC가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를 알리는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월가의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이번 실적은 AI가 더 이상 미래의 기대감이 아닌, 현재의 확실한 성장 동력임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니덤 등 유력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며 TSMC의 독보적인 가치에 강력한 신뢰를 보냈다.
"대체 불가능한 기업"…압도적 실적이 증명한 TSMC의 위상
TSMC가 발표한 2025년 3분기 매출은 약 45조 8천억 원, 순이익은 약 20조 9천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은 30.3%, 순이익은 무려 39.1%나 급증한 경이로운 수치다.월가가 특히 주목한 부분은 기술력의 깊이였다. 3나노, 5나노, 7나노 등 최첨단 미세 공정 기술로 생산된 반도체가 전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AI 시대가 요구하는 고성능·저전력 반도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사실상 TSMC가 유일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시장에 각인시킨 결과다.
이에 BofA는 TSMC에 대한 '매수' 의견을 재확인하며 목표주가(ADR 기준)를 기존 330달러에서 360달러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BofA는 ▲AI 칩의 실질적인 수요 확인 ▲전공정부터 후공정까지 아우르는 독보적인 기술력 ▲'고객의 고객사'와 직접 소통하며 미래 수요를 예측하는 통찰력 등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BofA는 "TSMC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대체 불가능한 기업"이라며 2025~2027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7~12% 상향 조정했다.
투자은행 니덤(Needham) 역시 TSMC에 'AI 혁명의 왕좌를 만드는 자(Kingmaker)'라는 별명을 붙이며 목표주가를 기존 270달러에서 360달러로 무려 33%나 올렸다. 니덤은 "엔비디아의 최강 AI 칩 GB200, 애플의 아이폰 16용 A18 칩 등 AI 시장의 모든 신무기가 'Made by TSMC' 딱지를 붙이고 나온다"며 TSMC의 '독점적 지위'를 강력한 투자 이유로 꼽았다. AI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모든 경쟁자에게 무기를 독점 공급하는 TSMC의 가치는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h4 0="" 2="" 13="" 255="" :;"="" font-size="" 3333px="" font-style="" normal="" font-variant-ligatures="" font-variant-caps="" letter-spacing="" orphans="" text-align="" start="" text-indent="" 0px="" text-transform="" none="" widows="" word-spacing="" webkit-text-stroke-width="" caret-color="" rgb="" white-space="" background-color="" text-decoration-thickness="" initial="" text-decoration-style="" text-decoration-color="">"AI 골드러시, 반도체 생태계가 진짜 승자"</h4>
TSMC가 촉발한 훈풍은 반도체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월가 투자은행들은 AI 혁명의 파도 속에서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을 지목하며 앞다퉈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UBS는 AI의 '쌀'로 불리는 D램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의 목표주가를 245달러로 상향했다. "AI 신메뉴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며 핵심 재료인 '특급 쌀(D램)'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마이크론이 앞으로 돈을 자루에 쓸어 담을 것"이라는 재치 있는 비유를 덧붙였다.
'AI 황제' 엔비디아(NVIDIA)에 대해서도 BofA는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기술이 단순 AI를 넘어 막대한 연산이 필요한 '헬스케어' 분야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점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평가했다.
AI 칩을 보관할 '집'인 데이터센터 관련주 역시 월가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센터 장비 업체 셀레스티카(Celestica)의 등급을 '매수'로 올렸고, 모건스탠리는 데이터센터의 '건물주' 격인 에퀴닉스(Equinix)에 대해 "앞으로 3년은 걱정 없다"며 '비중확대' 의견으로 커버리지를 시작했다. AI라는 금광 옆에서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고 숙소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함께 돈방석에 앉는 '골드러시' 법칙이 월가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월가의 시선은 명확했다. AI 혁명이라는 거대한 파도가 몰려올 때, 가장 확실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시장은 '반도체 생태계'라고 한목소리로 답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모든 규칙을 만드는 '킹메이커' TSMC가 굳건히 서 있다.
작성자: 박지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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