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 티커명 BRK.A/BRK.B)가 11월 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이례적인 '매도' 등급 폭탄을 맞았다. 핵심 사업 전반에 걸친 동시다발적 역풍과 버핏 은퇴 이후의 불투명한 거버넌스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며 견고하던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모델이 변곡점에 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시간 27일 스티펠 계열 투자은행 키프, 브루엣 & 우즈(KBW)는 버크셔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시장수익률 하회’, 즉 매도 의견으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74만 달러에서 70만 달러(A주 기준)로 낮췄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6개 기관 중 유일한 매도 의견이다.
KBW의 마이어 쉴즈 애널리스트는 "많은 것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버핏의 승계 리스크 외에도 핵심 사업부의 실적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W가 지적한 역풍은 버크셔의 핵심 수익원 대부분을 겨냥한다. 구체적으로 ▲GEICO의 보험 인수 마진 정점 가능성 ▲자연재해 재보험 요율 하락세 ▲금리 하락 시 막대한 현금 보유고의 투자 수익 감소 ▲BNSF 철도의 관세 및 무역 압박 ▲BHE 에너지의 산불 리스크 및 세금 공제 축소 위험 등이다.
● 최대 뇌관 '산불 리스크'...540억 달러 소송 폭탄
KBW가 제기한 가장 심각한 리스크는 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BHE)의 산불 관련 소송이다. BHE의 자회사 퍼시픽코프(PacifiCorp)는 2020년과 2022년 미 서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의 책임으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버크셔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보고서(10-Q)에 따르면, 이 소송들의 총 청구액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외하고도 약 540억 달러(약 70조 원)에 달할 수 있다. 특히 오리건 법원 배심원단이 퍼시픽코프의 중과실을 인정하면서 배상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버크셔는 이미 2025년 상반기에만 관련 손실로 세전 27억 5천만 달러를 인식했다고 밝혔다.
워런 버핏 스스로도 이 문제를 "미 서부 유틸리티 기업 투자를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경고할 만큼, 이는 버크셔의 대차대조표를 직접 위협하는 최대 뇌관으로 부상했다.
● 보험 마진 정점 찍었나…”현금 보유고는 저주”
버크셔의 강력한 현금 창출원이었던 보험 사업도 마진 하락 추세가 뚜렷하다. 2024년 1분기 12.3%에 달했던 보험 부문의 세후 인수이익 마진율은 2025년 1분기 7.9%, 2분기 7.3%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는 KBW가 지적한 '마진 정점' 우려를 뒷받침한다. 주력인 GEICO는 시장 점유율 경쟁 심화로 마케팅 비용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재보험 부문(BHRG)은 2025년 1분기 남부 캘리포니아 산불로 약 8억 6천만 달러의 손실을 입는 등 비용 압박이 커지고 있다.
기록적인 현금 보유고는 저주라는 지적을 받는다. 2025년 2분기 말 기준 버크셔의 현금 및 단기 국채(T-Bills) 보유액은 3,441억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고평가된 시장 상황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2025년 상반기 내내 자사주 매입을 한 주도 실행하지 않았다.
앞서 이달 13일에 다른 보고서를 낸 분석기관 CFRA는 “올해 들어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워런 버핏 회장 스스로 현재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비싸다고 판단하는 신호"라며 "단기적인 주가 상승 촉매제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 엇갈리는 시각..."그럼에도 저평가"
물론 KBW의 매도 투자 의견이 월가의 전체 시각은 아니다. 찰스 슈왑의 퀀트 모델은 버크셔에 시장수익률 상회를 부여하고 있으며, 모닝스타는 적정 가치로 평가하는 등 시장 대부분의 의견은 신중한 매수 의견이다.
모닝스타는 버크셔의 핵심 경쟁력으로 ▲저비용 플로트를 창출하는 보험 사업 ▲복제가 불가능한 BNSF 철도 네트워크의 넓은 경제적 해자 ▲규제 산업 내에서 이익 재투자가 가능한 BHE ▲모범적인 자본 배분 능력 등을 꼽았다.
최근 그렉 에이블 차기 CEO 주도로 결정된 옥시덴탈의 화학 부문(OxyChem, 옥시켐) 97억 달러 현금 인수 역시, 석유화학 산업 침체기에 저평가된 자산을 매입하는 전형적인 버핏식 역발상 투자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오는 11월 1일 토요일 오전에 나올 3분기 실적은 월가의 엇갈린 시각 속에서 반년째 조정을 받고 있는 버크셔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KBW가 제기한 리스크들, 특히 BHE 산불 소송 관련 추가 손실 인식 규모와 자사주 매입 재개 여부, 보험사의 마진 회복 여부 등에 대한 반전 가능성과 그렉 에이블 차기 CEO와 시장의 소통에 다음 주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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