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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내리면 회복이라더니…거래 절벽에 갇힌 홈디포 [될종목]

김종학 기자

입력 2025-11-19 09:23   수정 2025-11-19 09:25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이후 통화정책 완화에 돌입했음에도 주택 시장 전반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30년 만기 미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금리가 6%대로 낮아졌지만, 기존 초저금리 시기 대출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잠금 효과로 주택 거래가 꽉 막혀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택 자재, 개량용품 유통 1위 업체인 홈디포(티커 HD)는 현지시간 18일 매출의 핵심 동인인 주택 매매와 이사 수요 자체가 급감하는 구조적 난관에 월가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공개했다. 이날 뉴욕 증권거래소 정규 거래에서 홈디포는 6% 급락했고, 2위 경쟁사인 로우스도 2.4% 동반 하락을 기록했다.

◆ 인수 효과에 가려진 '역성장'..연간 전망치 대폭 하향 조정

이날 오전 홈디포가 발표한 2025회계연도 3분기 실적은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3분기 매출액은 413억 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411억 달러를 상회했고,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그러나 이는 올해 단행된 건축자재 유통사 SRS와 GMS 인수에 따른 매출 반영 효과가 주효했을 뿐, 인수 효과를 제외한 기존 사업 부문의 실질적 성장은 정체됐다. 핵심 지표 가운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3.74달러에 그쳐 월가 컨센서스인 3.84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은 3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 수익성 악화가 이어졌다.

지난 1년간 신규 개점 혹은 폐점한 매장을 제외한 동일 매장 매출 성장률도 0.2%를 기록해 월가 컨센서스인 1.4% 증가를 대폭 하회했다. 사업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고객의 건당 평균 결제액인 객단가가 1.8% 상승해 매출을 방어한 반면, 실제 매장 방문을 나타내는 거래 건수는 1.6% 감소해 주택 개량 소비 자체가 위축되고 있음이 드러낫다.

홈디포 경영진은 이번 실적에서 2025 회계연도 연간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약 2% 감소에서 '약 5% 감소'로 대폭 하향 조정하는 등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테드 데커(Ted Decker) 홈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금리 하락에 따라 하반기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러한 반등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주택 시장 전반에 걸친 거시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 소비 위축과 거래 정체..주택 거래 40년 래 최저

홈디포의 실적 부진은 단순한 소비 심리 악화보다는 주택 시장의 부진,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거래량 감소와 같은 구조적 요인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월마트 등 필수 소비재 비중이 높은 일반 유통업체들과 달리, 홈디포의 매출은 주택 매매 또는 이사에 수반되는 파생 수요와 밀접하게 연동되기 때문이다.

주택 중개 정보업체인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미국 주택 매매 회전율은 1,000채당 약 28채(2.77%)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팬데믹 직전 3~4%를 오가던 거래량이 3년째 둔화하며 1990년대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한 9월 기존 주택 판매량 역시 연율 406만 건에 머물러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 부진의 주된 원인은 과거 초저금리 시기 주택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한 현재의 집 주인들이 6%대인 현재 고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택 건설업체들도 관세 여파 등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신규 건설을 위한 인센티브로 인해 마진 압박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 10월 이들 건설사들을 향해 “200만 개의 빈 부지에 앉아 있다”며 즉각 착공을 늘리라고 촉구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공급 부족이 쌓여 미국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 등의 가격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9월 주택 중위 가격은 41만 5천200달러, 우리 돈 약 6억 원대로 27개월 연속 전년 대비 상승세를 지속했다. 높은 주택 가격과 금리 부담으로 인해 주택 교체 수요가 억제되면서, 이와 연동된 대규모 인테리어 및 리모델링 지출 증가가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 월가 "2026년까지 긴 겨울..'금리 6%·거래량 반등' 변수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은 홈디포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이 단기간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정보 분석기관인 LSEG가 집계한 월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홈디포의 주당순이익(EPS)은 2025회계연도 14.96달러에서 2026년 14.99달러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뒤, 2027년이 되어서야 16.24달러로 유의미하게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서치 기관인 모닝스타는 이날 실적 이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를 확실히 하회해야 주택 거래 회전율이 살아나고 매출 모멘텀이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6.2~6.3% 수준인 금리 레벨에서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 잠금 효과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투자의견도 신중론으로 기울고 있다. LSEG 퀀트 모델은 10점 만점에서 5점의 중립 의견이고, 또 다른 분석기관인 CFRA는 "현재 주가는 역사적 평균 대비 프리미엄을 받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다"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했다.

지난 9월 골드만삭스 컨퍼런스 당시 "모멘텀이 돌아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던 홈디포 경영진은 불과 두 달 만인 이번 실적 발표에서 "수요가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는 등 당혹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미 연준이 다음 달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으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과 시중 금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도 이들 유통 업체에게는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다. 미 경제 지표 지연 등의 충격이 이들 기업에게도 타격을 주면서, 주택 시장 회복을 가늠할 실제 거래량 지표에 대한 시장의 주목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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