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산행 후 발생하는 허리 통증 중 상당수는 근육·인대의 일시적 피로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 감각 저하가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보기 어렵다. 이때는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후관절증후군처럼 신경이 눌리는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 최고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가벼운 근육 피로로 시작한 통증이 방치될 경우 척추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참포도나무병원 척추센터 최고 원장. 사진=참포도나무병원 제공
척추관협착증은 나이가 들며 척추 주변의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며 신경 통로가 좁아질 때 발생한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다리가 저리거나 터질 듯한 느낌이 나타나고, 잠시 허리를 굽히면 증상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허리디스크는 손상된 추간판에서 수핵이 돌출되며 신경을 압박해 발생하는데, 허리를 숙이거나 앉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엉덩이·다리까지 퍼진다.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전체 요통 환자의 80~90%는 MRI로도 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운 ‘비특이성 요통’에 해당한다. 통증을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가 뚜렷하지 않으며, 근육·인대의 미세 손상, 잘못된 자세, 근력 약화,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MRI에서 디스크가 보이더라도 실제 통증의 원인이 아닐 수 있으며, 반대로 영상이 정상이어도 통증이 반복될 수 있어 영상 검사가 치료 방향을 전부 결정하지는 않는다. 최고 원장은 “통증의 양상, 움직임 변화, 신경학적 검사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통해 염증과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적용된다. 통증이 반복되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더딘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등 중재적 치료가 선택지로 고려된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피부 절개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병변 부위만 제거하는 최소 침습 척추내시경 수술을 해볼 수 있다. 최고 원장은 “허리 통증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일률적인 수술 결정이 아니라, 증상과 기능 저하의 정도를 종합해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치료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이후 생활습관 관리는 필수다.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는 피하고, 앉을 때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해 척추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걷기와 코어 강화 운동은 재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산행 시 내리막길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속도를 낮추며, 과도하게 무거운 배낭을 멀리해야 한다. 일교차가 큰 가을철에는 옷차림을 조절해 허리를 따뜻하게 유지하면 근육 경직을 예방할 수 있다. 최고 원장은 “가을철 허리 통증은 대부분 가벼운 피로에서 시작하지만,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다리 저림이 동반될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가을철 허리 통증’ 자가 체크
산행 후 허리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
다리 저림·감각 둔화가 함께 나타난다
오래 서 있거나 걷기 어려워 자주 쉬게 된다
허리를 숙이거나 굽힐 때 통증이 심하다
아침보다 오후에 통증이 더 심하다
내리막길에서 통증이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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