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증시가 급격하게 요동치자 증시 대기자금이 대폭 빠져나갔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7일 85조9천448억원이었다가 다음 날(18일) 79조6천615억원으로 급락했고 가장 최근치인 20일에는 78조2천120억원까지 내려갔다고 22일 금융투자협회가 밝혔다.
이는 고객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잔액의 총합인 만큼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클수록 불어난다. 변동장 국면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자 '실탄'의 규모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빚투' 잔고는 연일 최대 기록 경신 중이다.
신용거래융자잔고는 14일 26조4천33억원에서 20일 26조8천471억원까지 치솟아 또 사상 최대치까지 늘었다.
이는 증권사에서 단기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으로, 최근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활발해지면서 레버리지(대출) 투자 수요가 계속 느는 것으로 추정된다.
변동장 와중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채권 등 안전자산 상품이 인기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 동안 가장 순자산 유입이 많았던 ETF는 채권 기반의 'KODEX 26-12 금융채(AA-이상) 액티브' 상품으로 4천216억원이 더 유입됐다.
순자산 유입 2위와 3위는 미국 주식 ETF인 'TIGER 미국 S&P500'(2천488억원)과 'KODEX 미국나스닥100'(1천336억원)이었다. 안전자산인 금(金)을 토대로 한 'ACE KRX금현물'(1천227억원)이 4위를 차지했다.
조정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12월 금리인하의 기대 후퇴와 AI(인공지능) 버블 논란 등이 확대되면서 증시 하방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 초단기 자금 시장의 불안이 누적되고 10월부터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 회사)들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상황이 겹쳐 단기 유동성이 얇아지는 '스트레스' 현상이 나타나 이번 조정의 근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단기 유동성 부담은 11월 말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며, 단기 조정은 실제 유동성의 속도 조절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열 해소 국면으로 봐야 한다"며 "동시에 반도체, 방위산업,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등 주요 업종은 이번 상황에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및 주가 매력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의 나정환 연구원은 "지금 변동장은 미국 금리 인하의 기대감 감소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데 올해 12월 이후의 금리 방향을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국 장기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정지)의 여파로 현지 경제 데이터가 안 나온 만큼, 계속 자료가 나와 금리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내다볼 수 있을 토대가 마련될 때까진 조정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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