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11월 1일부터 한국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한다는 내용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걷히자 시장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현대차 해외 판매량은 주춤한 모습을 보였는데, 실제 관세 인하 효과는 내년에나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 기자, 러트닉 장관 발언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1월 1일부터 소급해 15%로 인하한다고 현지시간 1일 공식 확인했습니다.
러트닉 장관은 상무부가 SNS에 올린 성명에서 "한국이 국회에서 전략적 투자 법안을 시행하기 위해 공식적으로 움직였다"며 이 같이 밝혔습니다.
한미 양국은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서 MOU 이행을 위한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 자로 관세 인하 조치를 소급 적용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 연방 관보에 한국산 자동차 관세 인하와 관련된 내용이 게재되면 15% 관세가 발효됩니다.
<앵커>
11월부터 인하된 관세가 적용되면 4분기 실적은 기대해 봐도 되는 겁니까?
<기자>
현대차는 지난 3분기 1조 8천억 원(한 달에 6천억 원 꼴)을 관세 부담비용으로 지출했는데요. 영업이익 측면에서 관세 인하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통상 2~3개월치 재고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들어온 재고를 먼저 판매한다는 가정 하에 11월에 통관을 마친 차는 내년 1월 쯤 판매된다는 의미입니다.
역산하면 올해 4분기 실적에 잡히는 차는 이보다 2~3개월 전인 7월에서 10월 사이 통관을 마쳤기 때문에 인하 적용 없이 25% 관세를 낸 채로 끝나게 됩니다.
실제로 기아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이런 이유로 관세로 인한 4분기 영향은 3분기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현대차는 관세 조치 이후 매출을 키워 영업이익 규모를 유지하는 전략을 펴왔죠. 판매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9월까진 성공적이었습니다. 전년 대비 매달 성장한 판매 실적을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10월 전년 대비 2% 줄어든 판매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1년간 이어온 판매 증가세가 멈춘건데요.
IRA 보조금 지급 종료로 전기차 판매가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습니다.
아직 11월 미국 시장 판매 실적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해외 전체 판매가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 만큼, 비슷한 기조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행인 점은 현대차가 강점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건데요.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 4분기에 출시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로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현대차그룹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10월 기준 3만1천여 대로 1년 전보다 43.5% 늘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끌며 2022년 초 6%에서 최근 13.8%까지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졌는데요. GM과 포드 등 경쟁사는 이 시장 대응에 소극적이었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일찌감치 이를 내다보고 투싼과 싼타페 등 인기 SUV에 하이브리드를 장착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그 결과 현대차의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에서 최근 8~9%까지 확대됐습니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차보다 10% 이상 비싼 만큼 수익성에도 보탬이 됩니다.
<앵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년 실적은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내년엔 투싼과 싼타페, 아반떼 등 줄줄이 신차가 나옵니다. 미국 시장에서 인기인 차종들인데요.
대신증권은 “신차출시에 따른 물량 증분과 미국 수요 전망(1716만대)를 감안하면 미국 점유율이 0.3%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 관세가 인하가 반영되면 분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7,2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이에 따라 매출액은 올해보다 3% 늘어난 193조 원, 영업이익은 20% 늘어난 15조 원을 내다봤습니다.
SK증권은 “15% 관세 시대에 이익체력이 약한 닛산과 스텐란티스 등이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그룹과 토요타로 급격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와 신차 출시 골든 사이클 진입으로 매출은 6% 증가한 201조 7천억 원, 영업이익은 9.6% 증가한 13조 4천억 원을 전망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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