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대거 투자했던 마크 저커버그가 결국 해당 사업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내년 메타버스 관련 예산을 30%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하와이 자택에서 내년도 예산 기획회의가 열렸는데, 여기서 삭감 방안이 논의됐다는 것이다.
삭감의 대부분은 가상현실(VR) 기기 등을 제조하는 리얼리티 랩스와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 월드' 등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리얼리티 랩스는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인력 감원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소식통은 예산 삭감 최종 결정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0월 메타는 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변경했다. '차세대 디지털 최전선'에 서서 3차원 가상 세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였다.
저커버그 CEO는 당시 "우리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다"며 "오랜 시간에 걸쳐 나는 우리가 메타버스 회사로 여겨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메타버스 사업은 천문학적 금액의 손실만 남았다. 리얼리티 랩스만 2021년 초 이후 현재까지 700억 달러(약 103조)가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에 메타버스 사업은 '밑 빠진 독'(leaky bucket)이라 불렸고 투자자와 금융 전문가들은 메타가 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공식 석상에서 메타버스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초지능' 등 인공지능(AI) 분야에 사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다만 메타는 소비자용 하드웨어 개발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밴 스마트안경 등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메타는 이를 위해 최근 애플에서 앨런 다이를 영입해 최고디자인책임자(CDO)로 임명하기도 했다.
해당 소식에 이날 메타 주가는 급등했다. 미 동부 시간 낮 12시 현재 메타 주식은 전일 종가 대비 4% 이상 오른 666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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