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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병의원 노무관리, 방심하면 위기가 된다

입력 2025-12-22 10:21  

병의원, 다양한 직군으로 노무관리 복잡 5인 이상 사업장, 연차·임금·해고 필수 근로계약서·임금 명세서 관리로 분쟁 방지
병의원은 일반 사업장과 다른 복잡한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다. 페이닥터, 간호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상담 직원, 청소 관리인 등 다양한 형태의 근로자가 각기 다른 직무와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급여 수준, 급여체계, 근무 시간, 복리후생 등 서로 다른 근로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병의원마다 관행처럼 이어져 내려온 노무관리 방식이 현행 노동관계법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하고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상당수 병의원 경영자가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무관리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직원이 퇴사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놓치고 있던 부분이 드러난다. 신도시에서 정형외과를 운영하는 한 원장은 페이닥터, 간호사, 물리치료사, 방사선사 등 8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료하고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주중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야간 진료로 오후 8시까지 진료한다. 직원은 오전 8시 30분까지 출근해 점심시간 1시간, 야간 진료 시 저녁 시간 30분을 부여받는다. 그동안 이 원장은 노동관계 법령에 맞춰 노무관리를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퇴사한 직원이 야간 진료의 연장수당과 진료 준비시간을 문제 삼아 임금 체납으로 신고하면서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았다.

이처럼 근로자는 병의원에서 근무할 때는 아무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퇴사 후 소송과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무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직원 수 5인이다. 일용직과 파트타임을 포함하여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인 경우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는 조항이 많지만, 5인 이상이 되면 5,000명 규모의 종합병원과 동일한 법이 적용되어 노무관리가 필수가 된다. 상시근로자 수는 근로자의 연인원을 사업장 영업 일수로 나눈 값인데, 주 평균 일수에 따라 예외가 적용된다. 상시근로자가 4.5명이더라도 5인 이상인 날이 주 4일 이상이면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고, 역으로 5.5명이더라도 5인 미만인 날이 주 4일 이상이면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본다. 직원이 3명인데 오전과 오후 각기 다른 청소 직원을 두는 경우 파트타임도 직원으로 간주해 5인 이상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이럴 때 청소 직원과 용역 계약서를 작성하면 인건비가 아닌 용역비로 인정받아 근로자로 적용되지 않는다.

5인 이상 병의원은 대표적으로 연차휴가 발생 및 연차 미사용 수당 정산 의무가 생긴다. 1년간 8할 이상 출근 시 연차 15일을 부여하며, 1년 미만자는 1개월 개근 시 1일씩 부여한다. 직원을 해고하기 위해서는 정당성 확보를 위해 해명 기회 제공과 서면으로 해고 통보 의무가 있으며,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 근무 태만이나 동료관계 문제 등은 해고 사유가 아니므로 감봉이나 권고사직으로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편이 낫고, 해고로 신고되는 일이 없도록 사직서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은 직원 수와 관계없이 유급휴일이며, 공휴일은 5인 이상 사업장만 유급휴일로 의무화되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공휴일을 계약서상 유급휴일에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병원 사정에 따라 임시 휴무 가능 정도로 명시하는 것이 적당하다.

또 다른 문제는 진료 시간과 근로 시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근로 시간은 근로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정리하는 시간이 모두 포함된다. 근로기준법에서 정의하는 근로 시간은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근로하기로 정한 시간이며,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대기하고 있는 대기시간도 근로 시간에 포함된다. 근로 시간 판단의 핵심 기준은 해당 시간에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지 여부다. 환복을 위해 일찍 출근하는 시간이나 근무시간 외 정리정돈으로 늦어진 퇴근 시간은 자유롭게 선택한 것이고 사업주의 직접적 지시가 없었다면 근로 시간으로 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환자의 진료가 늦어짐에 따라 퇴근이 늦어진 시간은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한 것이며 업무 자체가 사업주의 지휘·감독에 따른 것으로밖에 볼 수 없으므로 연장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 이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근로 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고 직원의 시급에 맞게 계산해 월별 임금을 지급하거나 유연근로제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근로계약서는 노무관리의 기본 중 기본이다. 모든 병의원은 직원 채용 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교부해야 하며, 항목을 하나 놓치거나 잘못 작성해도 벌금 또는 과태료가 발생한다.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에게 필수 기재 사항을 빠뜨리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때는 반드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 방법, 지급일, 공제 항목 등을 명시한 임금 명세서를 교부해야 하며, 미교부 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근로자명부, 근로계약서, 임금대장, 서면합의서 등 근로계약 관련 서류는 최소 3년 이상 보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근로자의 임금은 정해진 급여일에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을 지급해야 하며, 근로자가 퇴사하는 경우 별도 합의가 없으면 퇴사 후 14일 이내에 미지급된 임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 임금 체납 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병의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금 체납 사례로는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근무했으나 법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시급제 근로자에게 유급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급여일보다 급여를 늦게 지급한 경우 등이 있다.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거나 포기각서를 작성해도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상시근로자 10인 이상인 경우에는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은 병의원에 법적 의무를 강제하고 있고,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은 병의원에서 적극적으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는 유일한 문서다. 직원에게 의무가 발생하기 때문에 서로 공정하게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병의원의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는 안전장치다. 최근 친노동 정책이 대두되고 노동법 준수 의식이 높아졌으며, 근로 감독의 빈도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네트제와 같은 특성화된 급여체계를 사용하는 병의원들은 임금 관련 분쟁 요소를 사전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대학병원처럼 규모가 큰 경우 내부적으로 노무관리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자체 인사팀을 만들지만, 규모가 작은 병의원은 노무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워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할 리스크가 더욱 크다. 미처 노무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병원이라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하며, 새로 개업한 병원은 처음부터 급여체계를 정상화한다면 여러 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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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작성] 김효정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 위 칼럼의 내용은 작성자의 전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 *

한국경제TV  사업2부  정성식  PD

 ss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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