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그동안 15%를 부과했던 한국산 김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김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나선 CJ씨푸드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왜 미국이 관세를 없앤 겁니까.
<기자>
해양수산부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설명자료)에 조미김이 무관세 품목으로 명시됐다고 밝혔죠.
미국에 수출되는 조미김은 지난달 13일부터 관세가 면제되고 있습니다.
수산물 가운데 미국의 15% 관세가 붙지 않는 것은 조미김이 유일합니다.
그러니까 그간 우리가 부담했던 미국의 15% 관세가 0%가 됐다는 겁니다.
관세란 수입품 가격을 올려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국제 무역에 있어 전통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조미김과 관련해서 지켜줘야 할 산업이라고 할 게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조미김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거든요.
관세 부담을 미국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 있습니다. 조미김 가격이 오르고 나아가 물가를 흔들 수 있죠.
해수부 관계자도 "한국의 요구와 미국의 필요가 맞아 떨어진 사례"라고 협상 배경을 밝혔습니다.
<앵커>
미국에서 김이 얼마나 잘 팔리길래 관세까지 없앤 겁니까.
<기자>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김 수출액은 10억1,500만달러였습니다.
우리 돈으로 1조5,000억원이 넘습니다. 1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미국은 전체 수출에서 20%를 차지하는 핵심 수요처입니다. 조미김 비중이 90% 이상이고요.
조미김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입니다. 마른김을 구워 기름을 바르고 소금 간을 하는 등 가공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마른김 1속(100장) 평균 가격과 비교해 조미김이 약 2~3배 비싼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김을 생산하는 대표적인 곳이 CJ그룹 계열의 CJ씨푸드입니다.
CJ씨푸드는 어묵, 김 등의 수산물 가공식품 사업이 주력인 곳이죠.
김 사업을 키운 건 2018년 CJ제일제당이 삼해상사 지분을 인수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2023년 CJ제일제당에서 넘겨 받았고요. 김 사업을 본격 시작했는데요.
삼해상사는 한국형 조미김을 처음으로 개발한 곳이고요. 조미김 브랜드 '명가김'으로 유명합니다.
<앵커>
CJ씨푸드 실적은 그간 좋지 않았단 말이죠. 김 사업 경쟁력은 있는 겁니까?
<기자>
지난해 CJ씨푸드의 김 매출이 720억5,300만원이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19%에 달하죠.
어묵(40.32%), 김(37.19%), 유부(8.31%) 순입니다. 올해는 김이 어묵을 제칠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사업군에 있는 상장사 사조씨푸드의 관련 매출은 이 기간 66억9,785만원입니다. CJ씨푸드의 김 사업 규모가 큰 거죠.
Kg당 판매 단가는 4만2,486원이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5g짜리 도시락 김을 3억3,900만봉 팔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실적은 올해 내리막길입니다.

올해 3분기만 해도 영업손실 6억3,500만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죠.
김 사업을 위해 인수한 삼해상사가 그간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김 수요가 줄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까지 제한된 영향이 있었고요.
원부자재 가격 상승분도 즉각 판가에 반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CJ씨푸드는 최근 80억원을 출자해 삼해상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했습니다.
여기에 올해 들어서만 신규 라인 증설을 위해 15억원 이상을 투입했고요.
김 산업은 대표적인 고정비 산업입니다.
원재료인 김 원초 가격은 변동성이 크고요. 원초를 처리해 자르고 말린 이후 구이, 조미, 포장의 생산 라인 구축비도 상당합니다.
수출을 위해서는 현지에서 인증, 검역, 물류 대응에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죠.
최근 중소 김 업체가 매물로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충청권에 있는 광천김도 매각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반대로 CJ씨푸드 같은 대형 업체는 운영 부분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이 있습니다.
공급처도 안정적입니다. 올해 3분기 기준 모회사 CJ제일제당에 납품하는 비중이 매출의 88.1%에 달합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를 앞세워 K푸드를 해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죠.
CJ씨푸드는 '비비고 김'은 물론 미국에서 또 다른 인기 품목인 냉동 김밥의 원재료도 공급합니다.

최근 김 판매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요.
무엇보다 미국 무관세 조치로 CJ씨푸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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