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아연 미국 통합 제련소 구축에 대한 긴박했던 협상 과정을 공개했다.
17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미국 제련소 건설에 대한 첫 대화는 올해 5월 시작됐다.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측은 고려아연과의 미팅에서 미국내 제련소 건설 가능성을 타진했고, 핵심광물 공금망에 대한 미국의 위기감에 대한 공유가 이뤄졌다.
특히 미정부는 미국 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동참할 경우 당국차원에서의 다양한 지원과 인센티브를 검토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제련소 건설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건 지난 8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덕분이었다.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 MOU를 체결하며 핵심광물 분야에서 한·미간 첫 협력의 물꼬를 텄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의 별도 미팅도 이뤄졌다. 이후 고려아연은 미국이 찾던 여러 후보 가운데 하나에서 사실상의 협력파트너로서 격상됐다.

한국과 호주에 제련소를 운영하는데다 독자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핵심광물들을 통합적으로 제련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점에서 미국의 구상에 맞아 떨어지는 기업으로 낙점됐다.
고려아연 입장에서도 미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미국 제련소 건설은 절호의 기회였다.
이미 고려아연은 미국에서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를 통해 캐터맨 등 자원순환 관련 기업들을 인수해 구리 원료 조달에서 제품 생산, 공급까지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미국 현지에 제련소를 건설할 경우 원료 조달 및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첨단 산업의 요람이자 최대 수요처인 미국에서 전략적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미 대륙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최대규모의 도시광산 등 훌륭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윤범 회장은 지난 10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미국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회동한 뒤 미정부가 자국이 아닌 우방국 기업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투자와 정책적 지원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확인했다.

특히 고려아연의 미국제련소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미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관심과 신속한 의사결정 및 건설 추진을 당부하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양측의 협상은 ‘지원 규모와 속도’가 논의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고려아연은 60여개의 후보지 중 1차 후보지를 압축하고 제련소 건설 및 운영을 위한 제반여건과 주정부의 인센티브 등을 면밀 검토해 테네시주의 클락스빌을 잠정 낙점했다.
기존에 아연 제련소가 있어 인력 및 물류 인프라를 흡수할 수 있고, 전력비 등 운영비용이 낮은 수준이라 사업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 정부는 고려아연의 미국제련소 건설을 한미간 공급망 협력의 대표 프로젝트로 여기며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측면 지원했고, 강경화 주미 대사는 “우리 기업의 대외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동향을 살피고, 관계 부처 협의도 공관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며 가교 역할을 자처했다.
이후 숨가쁘게 달려온 8개월 간의 여정은 마침내 미국정부와 고려아연 간의 미국 통합제련소 건설 공동발표로 대장정의 문을 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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