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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에 10조 배터리 증발…LG엔솔, 폴란드 공장 대위기

이지효 기자

입력 2025-12-18 14:20   수정 2025-12-18 16:02

    <앵커>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맺었던 9조6,000억원 규모, 전기차 100만대 물량의 계약이 해지됐습니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습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포드와 맺은 계약이 여러 건 있지 않습니까. 어떤 계약이 문제가 된 겁니까.

    <기자>

    지난해 10월 LG에너지솔션은 미국 포드와 2건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하나는 2027년부터 6년 간 75기가와트시(GWh) 규모고요.

    다른 하나는 2026년부터 5년 간 34GWh 규모를 공급하는 계약입니다.

    이번에 포드는 2027년부터 공급하는 계약을 취소한 겁니다.



    모두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는데요. 왜 하나의 계약에만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업계에서는 해지된 계약을 전기차 100만대 분량으로 추산합니다.

    이 물량은 포드의 차세대 전기 사용차 모델인 'E-트랜짓'에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포드가 최근 전기차 전략을 자체를 수정했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으로는 고가 전기차 중심의 전략을 철회한 겁니다.

    실제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을 얼마 전 중단했고요.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T3)과 전기 상용 밴 개발도 취소했습니다.

    E-트랜짓 역시 포드의 고가 전기차 플랫폼에 속하고요. 5만달러, 우리 돈 7,000만원 이상 라인업입니다.

    <앵커>

    계약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하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타격이 크겠습니다.

    <기자>

    정확히는 9조6,030억원이고요. 최근 LG에너지솔루션 매출의 28.5%에 해당합니다.

    1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계약이 해지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6년 간 9조6,000억원이면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 연 평균 약 1조6,000억원이 매출이 증발한 거고요.

    영업 이익률 5%라고 했을 때 연간 영업이익이 800억원씩 급감합니다.

    당장의 매출과 영업이익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유럽 공장 가동률인데요.

    삼성증권은 "현 시점에서 해당 물량을 즉각 대체할 신규 수주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또 "2027년 유럽 공장 가동률 개선 시점은 기존 예상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죠.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의 연간 공급 능력은 80GWh 수준입니다.

    현재 가동률은 50%를 밑도는 상황인데요.

    고정비가 높은 제조업 특성상 공장 수익률을 높이려면 라인이 놀고 있는 시간이 없어야 하겠고요.

    라인을 가동할 때도 최대한 단가와 마진이 높은 제품으로 채워야겠죠.

    가뜩이나 가동률이 낮은데 고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이 증발한 상황입니다.

    이번에 해지된 6년 간 75GWh 규모는 폴란드 공장 연 캐파(생산능력)의 16.7%에 달합니다.

    가동률이 10%만 떨어져도 손익이 급격히 악화됩니다. 상당히 큰 리스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전기차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 건데 앞으로 또 이런 사태가 또 있을 가능성도 있겠죠?

    <기자>

    업계에서는 다른 완성차 업체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것이라고 보고 있죠.

    이번에 포드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위약금은 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공급 계약은 최소 구매량을 설정합니다.

    이걸 완성차 업체가 소화하지 못해도 책임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해지 규모는 상당하거든요.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위약금이나 또 다른 계약을 약속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포드 입장에서는 이런 걸 다 내줘도 기존 배터리 물량을 채우는 것 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한 거죠.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판매 감소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9월 전기차 세액공제 지원을 없앴고요.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한 규정을 철회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생산을 중단하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데요.

    저가인 중국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쓰는 게 상대적으로 위험 부담을 덜 수 있게도 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배터리 업계에 더 큰 한파가 찾아오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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