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뮌헨의 명소로 꼽히는 영국정원 내 아이스바흐 강을 두고 서퍼들과 시 당국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아이스바흐 강은 강한 물살로 자연스러운 1m 높이의 파도가 형성돼 수많은 서퍼들을 끌어모으며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는 안전 문제로 서핑이 금지됐으나 2010년대 들어 제한적으로 허용되면서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사랑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10월 시 당국이 강바닥을 정비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퇴적물과 자갈,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이 이뤄진 뒤 상징적이던 파도가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후 서퍼들과 시는 파도 복원을 위한 논의에 나섰지만, 행정 절차가 더디다고 느낀 일부 서퍼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
성탄절이던 지난 25일 누군가가 아이스바흐 강바닥에 몰래 기둥을 설치해 인공적으로 파도를 만들어냈다. 현장에서는 서퍼들이 즉석에서 "메리 크리스마스!" 현수막을 걸고 오랜만의 파도를 즐겼다.
하지만 뮌헨시는 이튿날 새벽 소방대원을 투입해 해당 기둥을 철거했다. 파도는 다시 사라졌고, 밝시 측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단호한 입장을혔다. 시 관계자는 "시는 아이스바흐 파도에 허용되지 않는 구조물을 용납해서도 안 되고, 용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전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논란이었다. 지난 5월에는 33세 서퍼가 강바닥에 걸린 보드 줄을 풀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건 이후 당국은 서핑 조건과 구조물 설치 기준을 더욱 엄격히 검토해왔다.
반면 뮌헨 서핑 동호회는 시정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시가 파도 복원에 과도한 조건을 내걸어 시간을 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호회에 따르면 현재 약 3만∼5만명의 현지 서퍼들이 이곳 아이스바흐 강을 이용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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