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보툴리눔 톡신 전문기업인 메디톡스의 추락이 심상치 않은 모습입니다.
해외 사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핵심 인력이 줄줄이 이탈한데다 주주들까지 집단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메디톡스의 인력 유출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까?
<기자>
제가 지난해 1분기 분기보고서부터 올해 9월 분기보고서까지 일일이 찾아봤는데요.
이 기간 등기임원은 1명이 변경됐지만, 미등기임원은 5명이나 교체됐습니다.
분기보고서상의 변동만 5명일 뿐, 지금까지 추가로 확인된 이탈 직원엔 미등기 임원과 부장급도 있습니다.
교체된 인사들은 메디톡스의 글로벌 사업과 코스메틱 브랜드를 주도했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미국 품목허가 신청을 주도하는 외국인 임원과 톡신·필러 마케팅을 전담하는 직원의 이탈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주요 핵심 임원의 이탈은 회사의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앞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휴젤 등 경쟁사들과의 법적공방에 따른 법무비용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는 바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핵심인력의 이탈까지 겹치면서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변수라고 하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글로벌 사업 즉, 해외 매출 측면에서의 타격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만 놓고 보면 메디톡스의 해외 매출은 한 마디로 처참한 수준입니다.
메디톡스가 해외 톡신시장에서 올린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18억원입니다.
경쟁사인 휴젤과 대웅제약이 각각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합니다.
보톡스는 미용 분야의 큰 축이지만, 이미 국내 시장의 경우 관련 업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이미 공급 과잉 상태입니다.
글로벌 진출 여부가 성장의 중요한 요소로 꼽힐 수 밖에 없는 배경인건데요.
특히 미국의 경우 글로벌 톡신 시장(14조3천억원)에서 4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두 번째로 큰 중국 시장은 연평균 11%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휴젤이 국내 최초로 미국과 중국 동반 진출에 성공한데 이어 대웅제약이 2019년 미국에 진출한 것도 이런 성장세 때문입니다.
반면 메디톡스는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인력 유출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진출이 늦어졌고, 지금은 해외 매출 3위로 떨어지며 이들을 추격하는 신세가 됐습니다.
<앵커>
메디톡스는 연내 미국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한 것 같은데, 올해가 다 지나가는데 아직도 신청 안 한건가요?
<기자>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아직도 미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23년 미 FDA에 비동물성(비건) 액상형 톡신 제제(MT10109L)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기존 가루형 제품과 달리 생리식염수로 희석하는 과정이 필요 없는 액상형 제제를 앞세웠지만 자료 미비를 이유로 거절당한건데요.
내부 정비를 마치고 미국 진출에 다시 도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도 뚜렷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해외 실적 부진에 미 FDA 불확실성까지 겹치자 주가도 부진한 모습입니다.
지난 29일 메디톡스의 주가는 12만300원으로, 지난 5월 최고가인 18만2,700원과 비교하면 30% 넘게 빠졌습니다.
지난달 초 연저점인 11만6,000원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인터넷 주주게시판엔 미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하지 않는 것을 사기혐의로 규정하고, 집단소송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마저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회사측은 연내 미 FDA 신청 계획엔 변함이 없고,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 핵심 인력의 이탈 역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산업부 박승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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