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11일(현지시간) 쿠팡의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 구분해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 상장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하고 있다. 한국 국회가 쿠팡의 개인 정보 유출 문제를 강도높게 따지자 미국 일각에서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차별이며, 미국 테크 기업에 대한 더 넓은 규제 장벽 조성을 위한 밑자락 만들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그 부분에 대해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이슈를 (공식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특정 기업(쿠팡)을 타깃하거나 차별적으로 대하는 게 아니다"라며 "본질적으로 쿠팡에서의 대규모 정보 유출과 그 이후 대처가 미흡한 부분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비(非)차별적으로 공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통상이나 외교 이슈와 철저히 분리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에서 우려가 나오는 점을 놓고 여 본부장은 "우리 정책과 입법 의도를 명확하고 정확히 설명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며 "미국 측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해 미 정부, 특히 상·하원 의원들이 많이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에 (방미 기간) 상·하원 의원들, 그리고 디지털 관련 각종 산업 협회 등을 광범위하게 아웃리치(접촉)하면서 한국 정부의 정확한 입법 취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지난 연말 한국 국회에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온라인 플랫폼 법' 등의 입법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미국 기업을 겨냥한 규제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여 본부장은 한미 관세 협상에서 비관세 장벽 논의를 위해 진행하기로 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일정이 한차례 연기된 것과 관련해선 "일정과 의제를 계속 USTR(미 무역대표부) 쪽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측에서 준비되는 대로 (한미 FTA 공동위) 일정을 잡을 예정"이라며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있어선 상시 톱 레벨과 실무 레벨에서 계속 소통하며 건설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가 무역 합의를 통해 세율을 15%로 낮춘 상호관세와 관련, 미 대법원 판결이 곧 나올 것이라는 예상에 대해 "어떤 판결이 나오느냐가 중요한데, 굉장히 변수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단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방미 목적도 미국 정부, 로펌, 통상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다양한 시나리오에 철저히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방미 기간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및 상·하원 의원들과 만난 뒤 15일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우리 정부의 정확한 입장이 잘 반영되고 설득되도록 국익에 중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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