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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을 어이할꼬"…'불장'인데 함박웃음이 사라졌다

김보선 기자

입력 2026-01-14 21:00  



코스피가 14일 4,70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 자산 불신과 환율 추가 상승 기대에 당국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는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484.9원을 찍은 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등에 따라 사흘간 종가 기준 53.8원 떨어졌지만,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재개한 상태다. 그 결과 정부 개입 효과는 사실상 다 되돌린 형국이다.

환율이 이처럼 1,480원에 육박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1,484.9원)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최고치 랠리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최근 외국인이 자금 이탈에 나선 점은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이날도 3,78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막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12월까지 4개월 연속 국내주식에 매수 우위 스탠스로 '바이 코리아'를 외쳐온 만큼, 수급 변화는 민감한 이슈일 수밖에 없다.

외환 당국은 '서학개미' 등 내국인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쏠림을 환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연말 환율이 1,500원 선을 위협하자 국민연금, 수출기업, 증권사를 망라하는 수급 대책을 내놨고,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간 비과세해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방안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학개미의 움직임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13일까지 약 22억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순매수 규모(15억5천만 달러)를 이미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원화 가치는 속절 없이 떨어지자, 청와대는 전날(13일)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해외 증시로 이동한 개인투자자들의 '유턴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가 5,000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매력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정부 관계자는 "증시 매력도 제고 방안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며 "해외에서는 되는데 국내에선 안 되는 것들에 대해 많은 검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이 있는 한 정부 정책은 '백약이 무효하다'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열린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 과제' 심포지엄에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들에 "기관 간 공조 체계를 확립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외환당국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충격의 영향이 확대되는 만큼 일관된 정책 대응을 통해 경제주체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시적 외환개입으로 오인되지 않도록 규칙 기반의 운영과 투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 미봉책을 넘어 투자 유치나 기초체력을 높이는 근본적인 처방이 시급하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린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의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한미 금리 역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높은 통화량(M2) 증가율, 물가 등 중장기적 요인이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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