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 사이 미 증시 일제히 하락해 약보합권에 마감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주 연속 상승하고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마이크론도 7% 급등하는 등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경제 성장과 기업 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는 컸지만 정책 변동성이 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케빈 해셋이 지금 있는 곳에 계속 행정부의 경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에 있어 주길 바란다”고 밝혔는데, 대표적인 비둘기파이자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인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유임시킬 수 있다는 얘기로 시장이 풀이하면서 해당 발언 이후 증시는 출렁였고 채권 시장 역시 크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장기채 금리의 상승세가 두드러졌습니다. 예측시장에서 임명 확률이 60%까지 올라가며 차기 연준 의장으로 급부상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경우 이전에는 매파로 평가받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날 30년물 국채금리는 5.2bp 오른 4.83%, 10년물 국채금리는 6.7bp 급등한 4.22% 그리고 2년물 국채금리도 3bp 상승한 3.59%에 거래됐습니다. 기준 금리 인하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 역시 강세를 보이며 달러 인덱스는 99선 초반을 나타냈고 이에 원달러환율도 상승폭을 키워 야간거래에서 1,474원에 마감했습니다. 르네상스매크로는 “케빈 워시는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춰 입장을 바꿨지만 지난 연준 이사 재임 기간 내내 매파적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보다 낮았을 때조차 인플레이션을 경계해왔다”고 전했습니다.
정책 변동성은 연준 관련 이야기를 넘어 신용카드 이자, 건강보험, 전기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서 관세를 무기로 꺼내 들었습니다. 최근 독일, 프랑스 등 나토 회원국들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내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의지에 반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에 반대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세 발언이 즉흥적인 발언이 아닌 실제 경고로 이어졌습니다. 관세 위협 발언 다음날인 현지시간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덴마크와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그리고 독일과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가 목적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린란드로 향했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의사에 반하는 이들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내달 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6월 1일부터는 25%로 관세를 인상할 것이며 그린란드의 매입에 관한 완전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해당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린란드를 원하고 있어 세계 평화와 안보가 위태로운 상태이며 미국만이 이 게임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과 관세와 그린란드 문제에 대해 즉각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지만 마크롱 대통령과 스타머 총리 등 유럽 각국 정상들은 즉각 반발하며 대응하겠다는 뜻을 보였습니다. 또한 블룸버그는 “EU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을 멈출 때까지 지난 여름에 체결한 무역협정 이행 작업을 중단하고 승인을 보류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늘 새벽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결국 미국의 안보 우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토가 무너질 우려는 없다”고 일축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하워트 러트닉 상무장관은 마이크론의 신규 공장 착공식에서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생산을 늘리겠다고 약속하지 않는 해외 반도체 기업들에 앞으로 최대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특정 기업을 지목하진 않았지만 블룸버그는 “한국과 대만이 주요 반도체 생산국이라는 점에서 두 나라에 대한 압박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대만과의 무역 합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반도체 관세 면제' 조건을 공개한 가운데, 지난해 한미 무역 협상을 타결하면서 대부분의 한국산 상품에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반도체 관세 계획은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국은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았는데, 관세 면제 기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별로 별도의 합의를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관련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그린란드 파병을 이유로 나토 회원국에 대한 관세 부과와 반도체 관세 위협 등 모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없어 관세 정책에 대한 판결을 앞둔 연방대법원을 압박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을 보였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의 휴정 일정을 고려할 때 관세 판결이 현지시간 20일에 선고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서혜영 외신캐스터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