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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부담에 술잔도 줄였다…재고 '산더미'

입력 2026-01-19 13:02  



글로벌 증류주 시장이 급격한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위스키와 코냑, 데킬라 등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재고가 빠르게 늘고 있고, 주요 업체들은 생산 중단 또는 가격 인하라는 선택지 앞에 놓였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증류주 업계는 역사적인 수준의 수요 감소를 겪고 있다.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숙성(ageing) 증류주 재고가 급증하고 있고, 일부 기업은 증류소 가동을 멈추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디아지오, 페르노리카, 캄파리, 브라운포맨, 레미 쿠앵트로 등 주요 상장 주류업체 5곳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숙성 증류주 재고는 총 220억달러(약 32조원)어치에 달한다. 이는 10여년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FT는 전했다.

프랑스 코냑 제조사 레미 쿠앵트로는 재고만 약 18억유로(약 3조원)에 달해 연간 매출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디아지오 역시 재고가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2 회계연도 34%에서 2025년 43%로 증가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의 상황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의 과잉 생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시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지만, 이후 물가 상승과 소비 여력 축소가 겹치며 시장이 급격히 식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데다,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확산과 건강·웰빙 트렌드가 술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부 기업은 이미 생산을 멈췄다. 일본 산토리는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짐 빔'의 주력 증류소를 최소 1년간 폐쇄했고, 디아지오는 텍사스와 테네시주 시설에서 위스키 생산을 올여름까지 중단했다.

다만 생산 축소가 또 다른 위험을 낳을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증류주는 숙성 기간이 길어 경기 회복 시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먼디는 "침체기에 재고를 줄이면 향후 수요를 충족시키려 할 때 큰 문제가 생긴다"며 지난 5년간 증류주 시장의 호황과 불황은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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