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이민 단속 당국이 한국인 근로자들을 체포한 것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모르고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년 9월4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체포하자,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들의 석방을 요청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 공장의 대규모 체포 사실을 몰랐다고 이 통화에서 사적으로 말했다고 WSJ이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 기자들의 질문에 "난 그 사건에 대해 (당국의) 기자회견 직전에야 들었다"며 "아는 것이 없다"고 한 뒤 "그들은 불법 체류자였고 ICE는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8일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 사태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는다"(not happy)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WSJ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막후 권력 행사를 집중 조명하며 다뤄졌다.
'정권 실세'인 밀러 부실장은 트럼프 집권 2기의 강경 이민 정책을 설계했다.
조지아 사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공장과 농장에서 대규모 체포 작전을 하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밀러 부실장은 아랑곳 않고 계속 대규모 단속을 주장했다고 WSJ은 전했다.
'적성국 국민법'을 적용해 이민자들을 엘살바도르의 교도소로 추방하는 방안, 이민자들이 하루 일감을 찾아 몰리는 '홈디포 급습 작전'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미네소타주에 대규모 ICE 요원들을 투입하고 시위대 강경 진압을 주도한 것도 밀러 부실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이민 단속 요원들의 총격으로 알렉스 프레티가 사망하자 그는 프레티를 '요원 암살시도범', '테러리스트' 등으로 규정한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정권의 정치적 위기를 자초했다.
문제는 밀러 부실장의 강경 일변도 반(反)이민 정책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추락시키는 '역풍'을 불러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조차 주변에 '일부 사안에서 밀러가 너무 나갔다'는 불평을 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좀 더 유연한 접근(softer touch)이 필요할 수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백악관 내에서 밀러 부실장의 위세는 여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도 두텁다고 전해진다.
워싱턴 DC에 인접한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살던 그는 자택 인근에서 반대자들의 시위가 이어지자 거처를 군 기지로 옮겼다.
그는 남미 '마약운반선'에 대한 격침 아이디어를 내는가 하면, 그린란드 영유권 확보를 앞장서 주장하는 등 자신이 겸직하는 국토안보보좌관의 업무 범위를 넘어선 주장에도 거침이 없다.
지난달 밀러 부실장이 "그린란드의 미래를 두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울 나라는 없다"고 한 CNN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 승인 없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 부실장이 한 방송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해 발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외교 정책을 담당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한 고위 당국자가 WSJ에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