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격화되면서 양국 간 공급망 분리, 이른바 디커플링이 한층 더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상호 보완 관계였던 미중 경제가 이제는 협력 자체를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경제가 복잡한 이혼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며 미중 디커플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되는 흐름을 집중 조명했다.
중국의 태도 변화가 분기점으로 꼽힌다. 협력을 통한 성장 전략을 강조해왔던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계기로 미국에 종속된 파트너 구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미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WSJ이 분석한 중국 공공 부문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이후 농업·에너지·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총 1조달러(약 1,465조원)을 투입했다. 대규모 자금 집행은 미중 디커플링이 불가피하다는 중국 지도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무역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중 양국이 서로에게서 최대한 멀어지려 하고 있다며, 미중 교역 규모가 이미 2010년 수준으로 급락했다고 진단했다.
컨설팅회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전직 미국 외교관 사라 베란은 "중국은 이제 디커플링을 수용했으며 현재는 디커플링 속도를 통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역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는 시각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을 자국 내로 되돌리는 리쇼어링 전략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관세 부담을 피하려는 기업들은 여전히 멕시코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체 생산 기지로 활용하고 있지만, 미국 내 생산을 선택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제조업 옹호·성장 네트워크 조사에 따르면 미국 오하이오주 제조업체의 약 9%가 지난해 일부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재이전했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 같은 조사 당시 4%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긴 오하이오주 업체 가운데 60%는 중국에서 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워키에 본사를 둔 자동차 부품업체 후스코도 리쇼어링을 선택한 사례다.
오스틴 라미레즈 후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일부 고객들이 중국과의 거래를 완전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래의 관세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한 미국 내에서 많은 것을 조달해야한다는 경제적 압력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