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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계열사 '수두룩'…"DB 총수일가 이익에 동원"

박승완 기자

입력 2026-02-08 12:00  

공정위 'DB 동일인 김준기의 지정자료 허위제출행위 고발'

김준기 DB그룹 창업주가 다수의 ‘위장계열사’를 둔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경쟁 당국은 이러한 행위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에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은폐됐다고 보고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DB의 동일인 김준기 회장이 공시대상기업집단 등 지정을 위한 자료를 허위제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동곡사회복지재단(이하 ‘재단’) 및 그 산하회사 총 15개사(이하 ‘재단회사’) 등을 소속 현황에서 누락한 행위를 적발한 것.

위 재단 및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등 재단회사들은 1999년 11월 DB로부터 계열제외된 바 있다. 그러나 DB 측은 최소 2010년부터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을 활용했고, 2016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실제로 2010년 재단회사들은 디비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디비캐피탈 등으로부터 거액의 대출을 받아가며 자신들에게는 불필요한 부동산을 디비하이텍에게서 사들였다. 재단회사에게 위험부담을 지게 하고 이익은 총수일가가 얻게 함으로써 그 자금으로 'DB' 지배구조를 강화한 사례도 포착됐다.

DB 측이 작성한 ‘그룹사 전국 부동산 사용 현황’ 등의 각종 문서에는 재단회사들(삼동흥산, 빌텍, 강원일보, 강원흥업, 강원여객자동차)의 정보까지 함께 관리 중이었다. 재단회사들을 동원하는 거래를 기획할 때마다 공정위가 주목할 것을 우려하면서 위장계열사 리스크를 스스로 수차례 분석한 사실도 파악됐다.

총수와 총수일가(딸), 디비하이텍, 디비아이엔씨, 디비손해보험 등 주력계열사들이 재단회사들과 수년간 자금과 자산 등을 거래한 내역도 다수였다. DB 소속 임직원이 재단회사의 임직원으로 선임되었다가 다시 DB로 복귀하는 등 수십년 간 다양한 인사교류도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실제로 동일인의 지배 하에 두면서도 기업집단 지배력 유지 및 사익에 활용하기 위해 장기간 은폐해 온 다수의 '위장계열사'의 실체를 밝혀낸 사례다. 공정위는 이를 엄중히 제재함으로써, 다른 기업집단에게도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재단회사들은 대부분 총수일가의 이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에 수시로 동원됐다"면서 "동일인이 본인 모르게 이런 거래들이 기획되고 검토되고 실행되었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인 지분율 요건이 아닌 동일인 측의 지배적인 영향력 행사를 다수의 객관적 증거와 거래 관계, 구체적인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충분히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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