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 이하로 제한한 6·27 대책이 나온 직후 6개월 새 2조원이 넘는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연합뉴스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교통부의 서울 주택 매수 자금조달계획서 집계 자료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다. 6·27 대책이 시행된 직후인 작년 7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2조948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금조달계획서에는 주택 취득 자금 출처를 밝혀야 한다. 이는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내 모든 주택과 비규제지역의 6억원 이상 주택 매매 계약 후 30일 이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제출하도록 정해져 있다. 규제지역에서는 2020년 10월 27일부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주식·채권을 팔아 서울 주택 매수 자금을 충당한 규모는 2021년 2조58억원에서 2022년 5천765억원으로 줄었다가 이후 2023년 1조592억원, 2024년 2조2천545억원, 작년 3조8천916억원으로 지난 3년 새 매년 2배 안팎으로 급증했다.
특히 작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7개월간 서울 주택을 매수하는 데 들어간 주식·채권 매각 대금은 2조3천966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7월과 8월 각각 1천945억원, 1천841억원에서 9월 4천631억원으로 늘었고, 10월에는 5천760억원으로 뛰었다. 이어 11월 2천995억원, 12월 3천777억원, 지난달 3천18억원 등이었다.
지난 7개월 중에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주식·채권 매각 대금이 가장 많았던 작년 10월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을 넘겼다.
이는 10·15 대책이 나온 달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규제지역·수도권에서 각각 15억원과 2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4억원, 2억원까지만 주담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강화됐다.
대출 규제 강화로 금융권에서 주택 매수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주식 시장에서 번 돈이 주택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유가증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를 처분함에 따라 발생하는 자산 처분 소득이 언제든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주식을 처분하고 이익금이 발생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 부동산을 매수하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개월 동안 주식·채권을 팔아 서울 주택을 사들인 금액은 강남구가 3천78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기간 동남권 3구(강남·서초·송파)로 유입된 주식·채권 매각 금액은 9천98억원으로, 전체의 37.9% 비중을 차지했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박합수 겸임교수는 "정부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주식 시장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무주택자의 경우 주식 시장에서 얻은 차익을 내 집 마련 자금으로 활용하려는 성향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주택은 안전 자산이자 생활에 꼭 필요한 자산으로,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거주 가치가 유지되기 때문에 하락 시 본전을 잃을 수 있는 주식과는 다른 개념의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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