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정부·여당 주도로 추진 중인 ‘행정통합 3대 특별법’에 대해 “개발 특혜를 제도화한 졸속 입법이자 헌법 원칙을 훼손하는 법안”이라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10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대전, 전남·광주, 대구·경북 등 광역지자체 통합을 위한 특별법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지방분권의 취지를 왜곡하고 국가 행정 체계를 흔들며 무분별한 재정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조문 84%가 특혜성…“입법 알박기 심각
경실련에 따르면 3개 법안의 총 1035개 조문 중 869개(83.96%)가 재정 특례, 권한 이양, 지역 민원 반영 등 특혜성 내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지역 SOC 사업 우선 추진이나 국립시설 유치 확정 등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훼손하는 조항도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이다.
재정 분야에서는 양도소득세·법인세 등 국세를 지방정부 재원으로 전환하라는 요구와 지자체 사업 운영비를 국가가 보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실련은 이를 두고 “국가 재정 질서를 흔드는 초법적 요구이자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조항”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무력화하는 규정에 대해서는 “수조 원대 혈세 낭비를 막는 제도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헌법 원칙 위배…권한 집중·난개발 우려
경실련은 해당 법안이 헌법적 원칙을 정면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단체장에게 인허가 권한을 일괄 위임하는 조항은 ‘포괄 위임 금지 원칙(헌법 제75조)’에 어긋나며, 특정 지역에 대한 상속세 감면 요구는 ‘조세 법률주의(헌법 제59조)’와 형평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설명이다.
또 개발 주체가 인허가권까지 동시에 행사할 경우 환경영향평가 등 견제 장치가 무력화돼 환경 훼손과 난개발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민 없는 통합…주민투표 의무화해야
경실련은 행정통합이 주민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주민투표 절차가 배제된 점을 문제 삼았다. 단체장 간 합의나 의회 의결만으로 통합을 결정하는 방식은 ‘관 주도의 밀실 통합’이라는 비판이다.
김동헌 경실련 지방자치위원장은 “이번 법안은 헌법을 우회하는 특별법이자 특혜 쟁탈전”이라고 밝혔다. 김성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정치적 치적 쌓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정부와 국회에 3대 특별법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는 한편, 국가 행정체계 개편을 위한 ‘행정통합 기본법’을 먼저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통합 추진 과정에서 주민투표를 의무화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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