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첫 선을 보인 퇴직연금 IRP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서비스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안착하고 있다.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였던 퇴직연금 시장이 AI 자산관리로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시장을 선점한 사업자들의 운용 성과가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기준 퇴직연금 RA 서비스의 전체 운용자산은 607.5억원으로 집계됐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범 서비스의 형태로 출시된 지 불과 9개월만의 성과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한다. 현재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한해, 연간 투자 900만원까지만 투자가 가능한 샌드박스 형태의 시범 운영 단계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도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은 그만큼 노후 자산 관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갈증이 크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운용사 중에는 디셈버앤컴퍼니의 핀트(fint)가 가장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핀트 서비스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 1월 31일 기준, 퇴직연금 IRP RA일임 전체 시장의 약 3분의 1 수준인 215억원의 운용액을 돌파하며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시장에 이어 퇴직연금 IRP 일임에서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핀트는 업계 최다 수준의 IRP RA 일임 서비스 제휴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제휴를 맺은 12개 금융사 중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KB증권 등 6개 금융사를 통해 IRP 일임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순차적으로 출시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러한 디셈버의 약진은 퇴직연금 운용의 특징에 맞춘 디셈버만의 운용 방식에 있다. 장기간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퇴직연금의 경우, 공격적인 수익률 마케팅보다는 하락장에서의 방어력을 의미하는 낮은 최대손실율(MDD)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장기수익’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금융당국의 입으로 쏠리고 있다. 시장성이 충분히 검증된 만큼, 시범 운용 꼬리표를 하루 빨리 떼고 정식 제도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정부는 RA 일임 서비스 시범 운영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언급하며 제도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국의 전향적인 제도 개편과 더불어 투자 한도 상향 등 적극적인 실행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RA 일임 서비스는 단기적인 수익률 경쟁을 넘어 투자자가 장기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정적인 운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제도권 편입과 적용 범위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일임 서비스의 선두주자로서 투자자가 시장 변동성에도 흔들림 없이 노후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한국경제TV 김종규 기자
j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