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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리 의료원장 "콜린, 뇌 영양제 아닌 치료제…의사 입장선 무기"

김수진 기자

입력 2026-02-13 10:00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의료원장 인터뷰 "콜린 제제 근거 확실…MCI 환자 포기 아까워"
나해리 보바스기념병원 의료원장.

"경도인지장애(MCI) 환자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보조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제품 성분을 살펴보면 콜린 제제에 비해 근거 수준이 높지 않습니다. 콜린 제제는 과거부터 일관되게 경도인지장애, 초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어요. 특정 환자 집단에 한해 의사의 처방권이 계속 남아있어야 하는 약입니다."

콜린 제제 복용과 관련한 나해리 신경과 전문의(롯데의료재단 보바스기념병원 의료원장)의 말이다.

나 의료원장은 원장 취임 전 뇌건강센터장으로 재직하며 치매, 인지장애, 노인성 질환 등을 진료해 온 '뇌질환 권위자'다. 성남시 노인보건센터장과 치매관리단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치매센터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치매학회, 대한신경계질환우울증연구회, 대한인지중재학회, 대한신경과의사회 이사이며 대한노인의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치매는 환자 증가와 돌봄 부담 등의 문제로 사회적 과제가 된 지 오래다. 2025년 기준 국내 치매 환자 수는 약 97만명으로 65세 이상의 약 9.17%를 차지한다. 고령 인구 확장으로 오는 2044년에는 2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치매는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오랫동안 계속된 뇌 인지 기능 저하가 '질환의 수준'이 되면 치매로 진단한다. 치매로 진단할 정도는 아니지만,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MCI)'라고 부른다. 일상생활 수행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언어능력·판단력 등이 정상 수준보다 저하된 상태다. 경도인지장애 인구는 치매보다 훨씬 많으며, 국내 65세 이상의 약 28%가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방치하면 치매로 진행한다. 매년 환자 10명 중 1명 수준으로 진행하는데, 5년 누적 기준으로 보면 10명 중 3~4명이다. 때문에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관리는 필수다. 문제는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나 의료원장은 "5년 안에 40%는 치매가 될 확률이 있다는 말을 들으면 큰 불안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 경도인지장애에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방법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보조제 등을 포함해 중국산 약초를 무분별하게 복용하거나, 해외에 가서 줄기세포를 맞고 오는 환자도 봤는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 의료원장이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 추천하는 의약품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 생성을 돕는데, 아세틸콜린은 기억력, 주의력, 학습 능력 등 인지 기능에 도움을 준다.

다만 콜린 제제는 지난해 9월 2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축소된 상태다. 치매 환자에게는 과거와 동일하게 의약품 본인부담률이 30%로 유지되지만,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뇌 기능 개선 목적으로 먹을 때에는 본인부담률이 80%로 늘었다. 이렇게 되면 한 달 약값이 2만원 이상 늘어난다.

나해리 의료원장은 콜린 제제와 관련해 "건강보조식품으로 사용되기에는 의사 입장에서 근거 수준이 좋아 아깝다"고 설명했다.

나 의료원장은 "부담률이 늘어나면서 금액이 부담된다며 복용을 포기한 환자도 극소수지만 있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또 "효과가 없는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왔는데, 콜린 제제의 임상적 근거는 논의를 펼칠 필요가 없는 수준으로 탄탄하다, 허혈성 뇌손상이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콜린제제를 도네페질과 병용하면 도네페질 단독 사용에 비해 인지기능과 행동장애 개선이 우수하다는 연구, 뇌졸중 환자에서 고용량 콜린 제제 투여가 인지기능 개선을 돕는다는 연구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콜린 제제의 사용 근거와 관련한 연구는 최근(2025년)까지도 꾸준하게 보고되고 있다.

콜린 제제가 '뇌 영양제'로 불리는 상황에 대해서는 치료제 성격이 더 강하다며, 의사가 처방할 수 있는 하나의 '무기'라고 말했다. "영양제는 질환이 오지 않게 예방하는 개념이라면, 이미 환자가 된 사람들에게 진행을 늦추는 것은 치료제 영역인데 콜린 제제는 아세틸콜린이 부족한 사람에게 빠르게 그 수치를 채워줘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부작용도 덜해, 나처럼 뇌질환을 보는 의사에게는 좋은 무기"라는 게 나 의료원장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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