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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셰어즈 인사이트

호르무즈 해협 위기, 한국·일본·대만이 더 민감한 이유는 [레버리지셰어즈 인사이트]

신인규 기자

입력 2026-03-09 10:05   수정 2026-03-09 10:25

[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2월 28일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동맹 간 충돌이 시작된 뒤, 며칠 사이 GCC(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을 향한 미사일·드론 공격으로 강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초점은 중동에서 ‘나오고’, 또 중동을 ‘통과하는’ 에너지 공급으로 이동했다. 이 두 축 모두에서 이란은 중심에 서 있고, 그 파장은 특히 인도·중국·한국·일본·대만 같은 동아시아 경제권에 훨씬 더 크게 전이될 수 있다.

이란 석유경제의 최근 역사
2016년 JCPOA(이란 핵합의)가 유엔안보리 및 EU와 함께 이행되면서, 이란은 핵물질 정제 제한의 대가로 원유 수출 제한 일부가 완화됐고, 이란의 원유 생산은 잠시 흔들린 뒤 다시 늘어났다. 2018년 미국이 JCPOA에서 탈퇴하고, 2019년 제재 면제가 종료되며 금융기관 압박이 커졌음에도(경로는 훨씬 더 왜곡됐지만) 이란의 생산은 아시아 쪽 수요를 중심으로 버텼다.


출처: 미국 에너지관리청,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2018년 이전에는 중국 국영기업, 인도 공공 정유사, 한국·일본·이탈리아·그리스 같은 OECD 시장까지 비교적 투명하고 분산된 수출 포트폴리오를 유지했지만, 2018~2019년 이후 전통적 구매자들은 2차 제재를 피하기 위해 시장에서 사실상 전면 이탈했다. 그 결과,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은 중국이 사실상 89%~91%를 흡수하는 ‘준(準)단일구매자’ 구조로 굳어졌다.


출처: 레버리지셰어즈 | Sandeep Rao


이 구조는 중국에 유리했다. 이란산 원유가 브렌트 대비 10-15%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결제는 위안화 또는 물물교환 형태로 이뤄진다는 추정이 뒤따른다. 그럼에도 2023-2024년 이란은 큰 폭의 할인 전략을 통해 연간 430억~530억 달러의 원유 수출 수익을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의 에너지 의존: ‘민감도’가 다르다
이란을 포함해 중국 원유 수입의 약 50%가 중동에서 오고, 인도도 비슷한 수준의 중동 의존도를 보인다. LNG에서는 중국 수입의 약 30%가 중동산이며, 인도는 카타르와 UAE가 각각 절반가량을 나눠 공급해 총 수요의 약 50%를 충당하는 구조다.


동아시아 3개 주요 경제권(대만·일본·한국)은 사실상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체질’로 박혀 있다.
-대만은 원유 대부분을 수입하며, 그중 40% 이상이 중동산
-일본은 원유 수입의 90% 이상이 중동산 (사우디·UAE·쿠웨이트·카타르 등이 핵심).
-한국은 전체 공급의 70~75%를 중동산(사우디·UAE·쿠웨이트·이라크 중심).


출처: EIA

LNG는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여전히 취약성은 남는다. 대만 LNG는 수입 의존도가 98%이고, 이 중 83% 이상이 발전용이며, 카타르가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한다. 일본은 LNG 수입의 약 11%가 중동산이고, 한국은 20~30%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단일 출구’라는 문제
제재가 오래 지속되면서 이란은 LNG 수출에 필요한 액화 인프라가 부족하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카타르·UAE·바레인·쿠웨이트의 ‘유일한 해상 출구’다. 폭이 39~97km에 불과한 이 좁은 수로를 2025년에는 하루 약 1,300만 배럴이 통과했는데, 이는 전 세계 해상 원유 흐름의 약 31%에 해당한다.

요약하면 호르무즈는 전 세계 원유 흐름의 약 20%, 그리고 LNG도 유사한 비중의 핵심 구간이다. 그리고 해협 북쪽 해안이 이란이라는 사실은, 그 수로가 이란의 군사적 가용 범위 안에 있음을 의미한다.

호르무즈 ‘폐쇄’가 현실이 되는 순간
GCC 국가들을 겨냥한 미사일·드론 공격이 이어진 뒤, 카타르는 라스라판 단지에서 LNG 생산을 중단했고, 사우디는 세계 최대 정유시설인 라스 타누라(55만 bpd)를 예방적으로 셧다운했다. 이라크 쿠르디스탄의 유전 운영사들도 튀르키예 제이한 항을 통한 20만 bpd 수출과 연동된 생산을 멈췄다.

3월 2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했다고 선언했고,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에 발포하겠다고 했다. 이미 주말 공습 이후 보험료가 4-5배 뛰는 가운데, 전 세계 선복량의 3-4%에 해당하는 선박이 페르시아만 안쪽 또는 오만·UAE 해안 바깥에서 대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우회 파이프라인이 있다”는 말이 충분하지 않은 이유
걸프 산유국들은 우회 파이프라인이라는 카드를 갖고 있다.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은 하루 500만 bpd(현재 생산량의 거의 절반)를 페르시아만에서 홍해로 옮길 수 있고, UAE의 합샨?푸자이라(ADCOP) 파이프라인은 설계 용량 150만 bpd다. 하지만 푸자이라 터미널은 3월 3일 이란의 공격을 받았고, 이는 ‘경고’에 가까운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설령 지역 산유국들이 650만~700만 bpd의 우회 파이프라인 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해도, 카타르와 UAE의 LNG 수출은 우회할 해상·파이프라인 대체 경로가 사실상 ‘제로’다. 즉 호르무즈가 닫히면 이들 가스 수출은 100%가 취약해진다.


출처: 미국 CIA, 미국 에너지부

워싱턴의 ‘해법’에 시장이 냉담한 이유
3월 3일 이란은 국영매체를 통해 러시아·중국 소유 선박만 호르무즈 통과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험료 재가격화와 이 조치가 겹치면서, 해협의 해상 교통량은 사실상 ‘가느다란 실’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남아 있는 흐름도 동쪽(아시아)으로 향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관측이 붙는다.


출처: 로이드리스트 인텔리전스, 씨서쳐

한편 미 해군이 비(非)미국 국적/소유/승무 선박을 호송할 수 없거나(혹은 법적으로 제약이 크거나) 역량이 제한된다는 업계 측 설명이 퍼진 가운데, 트럼프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를 통해 ‘저렴한 정치적 리스크 보험’과 금융 안전 보장을 제공하고, 미 해군이 호르무즈 통항을 호송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실행 가능성과 실효성에 대해 강한 회의론을 드러냈다. 홍해에서 후티발 교란이 장기간 지속되는 동안, 최상급 미사일 방어가 있어도 보험료와 비대칭전 리스크가 만들어내는 시장 압력을 바꾸지 못했다는 ‘학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150달러, 그리고 ‘아시아 경기’라는 후폭풍
인도·중국 등 동쪽 경제권은 원유와 LNG를 평균적으로 약 2개월치 저장하고 있을 수 있지만, 이 물량은 본질적으로 자국 비상상황을 위한 전략비축분이다. “외부 이벤트”를 대신 흡수하라고 설계된 재고가 아니다. 협상 테이블에서 이란이 물러난 상황에서는 분쟁이 길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그 비용은 결국 아시아의 물가와 성장률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


출처: AAA
호르무즈가 완전히 닫히면, 원유 약 2,000만 bpd와 연간 1,340억㎥ 가스 공급에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붙고, 브렌트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가능성도 열린다. 그 결과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아시아가 가장 취약한 쪽으로 지목된다.

더 큰 변화: 러시아 가스로의 ‘아시아 피벗’
불안정이 장기화될수록, 제재 여부와 무관하게 러시아산 천연가스로 아시아가 크게 기울 가능성도 커진다. 시민의 전기요금·연료비가 흔들리는 국면에서, 멀리 있는 정치의 ‘일관성 없는 스윙’보다 당장의 공급 안정성이 더 큰 우선순위가 되기 때문이다. “딜이 있든 없든” 선택지는 줄어들 수 있다.


출처: 네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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