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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20달러 '육박'…"최악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 [월가 딥다이브]

조연 기자

입력 2026-03-09 14:32  

    <앵커>
    이란의 새 지도자로,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가 선출됐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고 있고 아시아 증시는 패닉장에 빠졌습니다.

    월가 딥다이브, 중동 사태 전망과 우리 시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 기자, 후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경고한 인물이지 않습니까?

    <기자>
    네, 결국 미국과의 정면 대결을 선택하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모즈타바는 알리 하메네이의 4남 2녀 중 둘째 아들로, 그동안 공식 공직을 맡지 않았지만, '정부 위의 정부'라 불리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실질적 지도자로 꼽힙니다. 막후 실세이자 강경파 입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지는 오래됐지만, 대외 활동은 전혀 하지 않다가 이번에 전면에 등장했습니다.

    이번 승계는 단순 후계 확정 이상의 메시지를 갖습니다. 세습 통치를 부정하며 출발한 혁명 체제가 다시 부자 승계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정통성보다 체제 유지에 집중한 것입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란에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며, 만약 이란이 하메네이 기조를 잇는 강경 지도자를 세울 경우 "다시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이란의 공개적인 맞대응으로, 결국 타협보다 장기전을 감수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앵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가 "몇 달동안 이어질 것은 아니"라고 말해왔습니다만, 더욱 상황이 요원해지는 모습입니다.

    트럼프는 모즈타바 새 지도자 선출에 어떻게 반응했나요?

    <기자>
    일단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월요일 하원 공화당 원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이 예정되어 있는데, 여기서 또 메시지가 나오겠죠.

    공식 발표 바로 전 인터뷰에선 "미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지도자는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 경고했었는데요.

    그는 또 전쟁이 얼마나 지속할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다만 공격의 치명성과 시간 측면에서 우리가 앞서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즈타바 선출 발표 이후 미 국부무는 안정상의 위험을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미 외교관들의 철수령을 내렸습니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한 이후 승인된 첫번째 '출국 명령'인데, 중동 사태의 확전, 악화를 대비하는 수순으로 해석됩니다.

    또 미 국방장관의 최근 인터뷰를 보면 "요격 미사일의 공급량이 필요량 보다 훨씬 많다. 더 많은 미군 장병이 사망할 것"이란 예측이 나와, 장기전으로 접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폭등한 유가에 대해 트럼프는 "평화를 위해 감수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라며 "이란의 핵 위협만 사라지면 급격히 하락할 것. 바보들만 다르게 생각할 것(우려하고 있다)"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유가 상승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시장에서 예상한 속도보다도 빠르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29% 이상 오른 배럴당 119.50달러를 기록했고, 서부텍스산원유(WTI) 역시 28% 상승세 나타냈습니다. 석유 시장의 긴장감이 심화되면서 5월물 브렌트유 가격이 6월물보다 배럴당 10달러 가까이 비싼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는 월가의 전망을 이미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물론 150~200달러까지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이는 3~6개월 이상의 장기화를 기반으로 한 전망이었습니다.

    월가에서는 워싱턴의 다음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에서 나오는 그 어떠한 낙관적인 발언이나 정책 제안도 지금 시장의 심각한 공포를 완화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RBC캐피털의 헬리마 크로프트 이코노미스트는 "승리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분쟁이 얼마나 몇주, 또는 몇달 동안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구 전략을 마련해 두었는지 의문을 제기했고요.

    또 연준의 차기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도 7월 인하에서 9월로 미뤄질 것으로 트레이더들의 전망 역시 바뀌고 있는데, 에드 야데니는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두가지 책무를 갖고 있는 연준이 통화정책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편, 씨티그룹은 방금 "한국은행의 과거 통화정책 긴축을 살펴보면 유가 100달러 돌파로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3%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앵커>
    한국 증시가 유독 낙폭이 큰 이유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유럽의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모니카 디펜드 투자연구소장과 줌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전망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물어봤는데요.

    디펜드 소장은 일단 "한국 시장은 '고베타' 시장"이라 설명하며, "지정학 리스크나 달러 움직임, 반도체 사이클 등 다양한 변수가 극심하게 움직이는 시장이"라고 봤습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시장은 유가가 높아질수록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만큼, 전술적으로는 신중한 시기에 있다"고도 말했고요.

    다만, 이번 매도세가 외국인의 '셀 코리아' 전환은 아니라고 봤는데요. "선택적 접근에 따른 결과다. 충격이 지나면 오히려 반사이익 형태의 기회를 명확히 볼 수 있어, 실제로 우리는 한국에 대한 포지셔닝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디펜드 소장은 이번 사태가 "최악으로는 치닫지 않을 것"이고 전망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모니카 디펜드 아문디 투자연구소장 :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통제된 무질서'입니다. 사태의 확전·격화 위험은 존재하지만, 핵심 결정권자들은 여전히 전면전과 장기전을 피할 유인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이득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갈수록 커지는 위기보다, 시장의 변동성, 리스크 프리미엄, 주기적인 충격을 보게 됩니다. 시장은 현 상황보다 더 가격에 충격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펜드 소장은 "투자자로서 주목해야 할 것은 해운로와 경제 제재, 보복 사이클"이라며 "지금 시장의 충격은 거세지만, 그만큼 사태가 진정된다면 지금과 반대되는 투자 기회, '회복력'에 주목해 투자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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