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체 카드로 거론되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활로가 열렸습니다.
정부는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 도입의 장애물이던 금융 결제와 2차 제재 문제를 해소했다고 밝힌 건데요.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나프타 도입을 주저했던 국내 업계도 실질적으로 도입 검토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해결된 겁니까?
<기자>
네, 오늘 오전 열린 산업통상부 중동 상황 대응 일일 브리핑에서 나온 내용인데요.
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을 수입하더라도 미국으로부터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확인을 미국 정부로부터 받아냈습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을 수입할 때 달러화 이외에 중국의 위안화, 러시아의 루블화, 아랍에미리트의 디르함화로도 대금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이고요. 또 이에 따른 2차 제재도 없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12일 미국의 한시적 제재 완화 조치로 공해상에 떠 있는 러시아산 물량의 거래 가능성이 열렸지만, 국내 정유사들은 금융 결제 리스크와 세컨더리 보이콧 우려 등으로 도입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는데요.
이에 산업부가 미국 재무부의 파트너인 재정경제부를 통해 러시아 원유 수입과 관련한 기업들의 문의와 애로 사항을 취합해서 현지 대사관에 전달을 했고, 결국 미국 재무부로부터 제재가 없다는 공식 답변을 얻어냈습니다.
그동안 핵심 변수로 꼽혔던 금융 결제와 2차 제재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국내 업계도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 도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는데요.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관련 내용을 업계와 금융권에 신속히 전파하고 있다"며 업계와 함께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다만 산업부는 이번 우려 해소가 당장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 수입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양 실장은 "원유 품질이 어떤지, 신뢰할 수 있는 거래자인지, 한 달 내에 거래 마무리할지 등에 대한 문제가 있어서 정유사 반응을 체크해야 한다"며 "다만 나프타는 상대적으로 원유보다 도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수입국과 맺은 액화천연가스, LNG 장기공급 계약을 이행하기 어렵다며 '불가항력'을 선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이에 대한 정부 입장도 나왔습니까?
<기자>
네, 우선 청와대와 정부는 카타르가 LNG 불가항력을 선언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선 아직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인 카타르에너지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불가항력 선언은 예고가 돼 왔던 만큼 정부는 LNG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사용할 물량은 이미 확보가 됐고 대체 도입선을 통해 수급에는 문제가 없도록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카타르산 LNG 도입 비중은 14% 수준으로 정부는 당장 수급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요. 시설 복구 기간 동안 가격이 비싼 단기 현물 시장에서 물량을 조달해야 해 국내 가스와 전기요금 상승 압박은 커지게 됩니다.
산업부도 이번 중동 전쟁으로 그동안 구매자 중심의 유지돼 온 글로벌 LNG 시장이 판매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가스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는데요.
하반기 이후 난방 요금이나 전력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조를 통해 국민 경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원유·나프타에 이어 천연가스 수급 불안이 커지며 중동발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인데요. 중동 전쟁에 따른 실물 경제 충격이 본격화하자 정부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이란 전쟁이 3주 넘게 계속되면서 중동발 경제 영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선제적인 대응체제로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입니다.
청와대는 즉시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해 가동하게 되고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비경점검회의'가 최고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게 됩니다.
정부 내엔 기존 경제부총리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총리 주재로 격상한 '비상경제본부'도 꾸려지는데요.
재경부, 산업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이 반장을 맡아 에너지 수급과 물가 대응, 금융 등 분야에서 5개 실무대응반을 운영함으로써 전방위적 대응에 나선단 방침입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의 브리핑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석 / 국무총리 :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최고 컨트롤타워로 해서 국가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습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경제본부'를 두고 범부처 원팀으로 대응해 나가는 한편...]
비상경제본부는 다음주 본격 가동되는데요. 중동 상황 전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되 당분간 주 2회 열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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