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민 영화감독이 지난해 11월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는데, 그가 폭행 피해를 입은 후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가족 측은 범인이 아직도 구속되지 않은 채 버젓이 거리를 다니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시간 아들과 함께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을 찾았다. 유가족 측은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갑자기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사 중 다른 테이블 손님과 소음 등 문제로 시비가 붙어 몸싸움이 일어났고, 김 감독은 주먹으로 가격당해 바닥에 쓰러졌다.
김 감독은 약 1시간 만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김 감독을 때린 남성 A씨를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완을 요구하며 반려했다.
유가족의 요청과 검찰이 요구한 보완수사를 통해 경찰은 상해치사 혐의로 A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이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경찰은 지난주 이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유가족 측은 "사건 발생 현장 근처에 대학병원이 있었는데 이송이 1시간이 지체되며 결국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피의자가 여러명임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1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나중에야 2명을 특정해 영장을 신청했는데 그것도 기각되는 등 수사가 부실하고 수개월째 지연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사건 발생 5개월이 지났는데 아들을 죽인 범인은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오랫동안 영화판에서 어렵게 활동하다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병원 이송 후 지난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후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숨졌다.
1985년생인 김 감독은 두레자연고를 졸업했다. 2013년 영화 '용의자' 소품 담당으로 시작해 '대장 김창수'(2017), '마약왕'(2018), '마녀'(2018),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의 작화팀에서 일했다.
감독이 된 고인이 2016년 연출한 '그 누구의 딸'은 성범죄자를 아버지로 둔 딸이 주위의 시선을 피해 이사를 한다'는 내용으로, 2016년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김 감독이 2019년 연출한 '구의역 3번 출구'는 조정 기간 6개월이 지난 뒤 구의역 3번 출구에서 만난 부부가 법원에서 합의 이혼한 뒤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모습을 담은 단편 영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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